7일 선혜원에서 메모리얼 데이 열어

[파이낸셜뉴스] SK그룹이 창립 72주년을 맞아 창업정신을 기렸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과 고 최종현 선대회장을 기리는 '메모리얼 데이'를 비공개로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 오너 일가와 일부 경영진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금융위기 등 수차례 파고에도 오너 일가의 '형제 경영'과 '딥체인지'로 위기를 극복해왔다.
지난 1953년 직물사업에서 시작한 SK는 1980년대 섬유에서 정유사업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을 창립한 최종건 창업회장은 국내 첫 직물 수출 기록을 썼고, 아세테이트·폴리에스테르 공장 건립, 1973년 워커힐 호텔 인수 등으로 사세를 넓혔다.
1973년 최 창업회장 별세로 경영권은 친동생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받았다. 1980년에는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 인수에 성공하며 변곡점을 맞이했다.
최 선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측과의 오랜 교분을 발판으로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 국내에 안정적인 원유 수급을 이뤄냈다. 선경은 석유공사의 이름을 '유공'으로 바꾸고 화학과 소재, 바이오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최 선대회장은 차기 주력사업으로 정보통신을 낙점하고 1984년 미국 주재 미주경영기획실에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만들었고, 1991년 '대한텔레콤'을 설립했다.
대한텔레콤은 이듬해 정부의 제2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공모해 사업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특혜설'을 제기하자 최 선대회장은 "특혜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사업할 수는 없다"며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선경은 이후 2년 뒤 정부의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민영화 공개 입찰에 참여, 4370억원으로 지분 23%를 사들이며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다.
최 선대회장은 1998년 그룹명을 'SK'로 바꾸고 새 도약을 선언했으나 그해 별세하며 장남 최태원 회장이 SK 수장에 추대됐다. 최 회장은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두 축으로 하는 SK의 사업 구조를 발판 삼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이겨냈다.
2011년에는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3조3747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최 회장은 2012년 SK하이닉스를 출범시켰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매년 연구개발(R&D)로만 조 단위 금액을 쏟아부었고, 최근에는 10년 넘게 독자개발해온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부품으로 꼽히고 있다.
2023년 말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그룹 최고 협의기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됐다. 친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에서 에너지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창립 72년을 맞은 올해 한국 경제가 마주한 위기를 미국발 관세전쟁, 관세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AI 등 '삼각파도'로 정의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등 선제적인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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