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관세에 출렁이는 증시...'공포' 베팅은 성공했다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8 17:10

수정 2025.04.08 17:10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국내 VIX지수 추종 ETN 4월 수익률
(4월 1~8일)
상품명 수익률(%)
한투 S&P500 VIX S/선물 ETN(H) B 33.07%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 B 32.43%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충격에 국내외 증시가 요동치면서 일명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VIX)' 추종 상품 수익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변동성이 극에 달한 만큼 하락세가 잦아들 경우 그만큼 손해를 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상장지수증권(ETN) 가운데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레버리지·인버스 제외)은 '한투 S&P500 VIX S/선물 ETN(H) B'였다. 이 기간 수익률이 33.0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 B'도 뒤이어 32.43% 수익률을 냈다.



VIX지수를 추종하는 두 ETN은 모두 미국 증시가 크게 출렁일 때 상품 수익률이 상승하도록 설계됐다. VIX지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를 수치화한 것이다. 통상 증시가 하락장일 때 VIX지수는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를 드러낸다는 뜻에서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지난 2일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상호관세 충격파에 미국 증시가 변동성을 이어가자 VIX지수도 연일 급등했다. 7일(현지시간) 나스닥 종합지수는 오전 내내 하락폭이 5%대에 달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외 모든 국가에 90일간 상호관세를 중단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순식간에 상승 전환, 오후 장중 10%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해당 내용이 허위라고 밝히면서 나스닥 지수는 재차 급락해 종가 기준 전장 대비 0.1% 상승한 1만5603.26에 마감했다. 이미 나스닥 지수는 상호관세 발표 이후인 지난 3~4일 이틀간 11.4% 급락한 바 있다.

이처럼 극심한 날뛰기 장세에 VIX 지수는 7일(현지시간) 46.98까지 오르며 지난 2020년 4월(50.91) 이후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호관세 리스크에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도 함께 출렁이고 있다. VKOSPI는 코스피200의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국내 증시 미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로, 미국 VIX지수와 유사하게 작동한다.

이날 VKOSPI는 전장 대비 14.24% 하락한 37.9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7일)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VKOSPI도 하루에만 65.04% 급등했고, 이날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변동성이 한 풀 꺾였다. 다만 VKOSPI 37선은 여전히 2020년 4월 이후 5년만의 최고치인 만큼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과매도 양상이 여전히 뚜렷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극에 달해온 만큼 향후 과도한 매도세는 잦아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위기 국면, 급락 국면에서 VIX가 40선을 넘는 사례는 흔치 않았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유로존 재정위기와 같은 굵직한 사건들이 발생했을 때 형성되는 레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인 이후에는 단기적으로나마 저점 확인 시도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실적 기대가 유효하고 미국과의 마찰 이슈가 덜한 조선, 소비재를 축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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