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받아낸 TSMC 등 약속 무산 위기
각국, 미국에 대한 투자 보류 또는 위축 우려
전문가 "관세 부과, 기업 투자 의지 꺾을 것"
![[워싱턴=AP/뉴시스] 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은 애플, 소프트뱅크 등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최소 1조9000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2025.04.08.](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08/202504081541520056_l.jpg)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받아낸 2조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이 관세 전쟁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은 애플, 소프트뱅크 등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최소 1조9000억 달러(약 2470조원)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
이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지난해 10월까지 발표된 민간 제조업 투자 금액인 9100억 달러(약 1183조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기업은 일본 투자 회사 소프트뱅크와 반도체 제조사 TSCM이 각각 1000억 달러(약 130조원),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이 200억 달러(약 26조원), 애플이 5000억 달러(약 650조원),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 등이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글로벌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어 트럼프가 중국, 인도, 유럽연합(EU) 등에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광범위한 관세 조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다트머스 대학의 국제무역 전문가인 테레사 포트 부교수는 "트럼프의 관세로 인한 피해는 이미 약속된 1조9000억 달러의 투자를 훨씬 넘을 것"이라며 "그가 세계 무역 시스템에 가져온 불확실성은 누구도 장기 투자를 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미국을 투자하기에 덜 매력적인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트 대통령이 불붙인 관세 전쟁 이후 각 국에선 미국에 대한 투자 보류를 제안하거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트럼프가 유럽연합에 대한 관세를 20%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관세 정책에 대한 유럽연합의 대응을 준비하는 동안 기업들에게 미국 투자를 보류할 것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우리를 공격하고 있는 시점에 주요 유럽 기업들이 미국 경제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한다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겠는가"라며 기업들에 워싱턴과 예외 협상을 시도하는 것조차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시게루 이시바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관세 조치가 일본 기업들의 투자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은 미국 내 외국인 투자 1위 국가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자 이번 관세 정책이 트럼프의 희망대로 미국 내 장기 투자를 이끌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유시장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의 스콧 린시콤은 "기업 수익 감소, 생산비 상승, 경기 둔화 등으로 오히려 투자 의지가 꺾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관세가 장기 투자를 유도하려는 체계적인 계획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실제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스텔란티스는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900명의 노동자를 일시 해고하고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5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애플은 관세 발표 후 총 6380억 달러(약 850조 원)의 시가총액을 잃었다.
애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의 애널리스트 커크 부드리는 관세로 인해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진다면 소프트뱅크가 자산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팬데믹 당시 실제 자산을 매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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