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시위대 가고 나들이객 북적… 모처럼 웃는 헌재 상권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8 18:15

수정 2025.04.08 18:15

안국역 인근 가게 발길 이어져
"이제부터라도 매출 회복 기대"
8일 오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을 시민들이 거닐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8일 오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을 시민들이 거닐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자영업자들은 날이 좋은 3~5월 수입으로 1년을 먹고살아요."

8일 오후 점심시간을 지난 서울 종로구 안국역 헌법재판소 인근의 한 카페는 출입구 밖까지 줄이 2m가량 늘어서 있었다. 가게 안에서도 에스자 모양으로 사람들이 촘촘하게 줄을 섰다. 점주 김모씨(40대)는 "이제라도 손님이 늘며 매출을 회복해 가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로 집회와 시위로 몸살을 앓았던 안국역 일대를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봄날을 맞아 나들이객은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까지 늘어나는 상황이다.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회복세를 보인다고 안도하면서도 탄핵 국면 감소한 수입을 보전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후에도 헌재 정문 인근에는 250m가량 경찰 차벽이 줄지어 있었다. 안국역 사거리부터 재동초등학교 앞 삼거리까지 양방향 차량 이동도 차단됐다. 헌재 맞은편 인도는 물론이고 폭이 1m도 되지 않는 골목 곳곳에도 바리케이드가 있었다. 다만 시민 통행은 제한되지 않았다. 헌재 일대에는 늘어난 나들이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

자영업자들은 헌재 인근에서 집회와 시위가 열리지 않으며 매출을 회복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디저트 가게 아르바이트생 이모씨(24)는 "하루 매출이 40%는 증가했고 손님은 더 많이 늘어났다"며 "집회랑 시위 때문에 마음도 불편하고 과격한 손님이 오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불안하거나 시끄럽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다만 탄핵 국면에서 줄어든 수입을 보존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김모씨(42)는 "경찰이 헌재 근처 출입을 통제하면서 지난 1~2월 매출이 한 달에 1000만원 정도 줄었다"면서 "고정비까지 생각하면 아예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헌재 인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서울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열린 지난 4일 기준 북촌한옥마을 상권의 결제 금액은 1200~1300만원선, 결제 건수는 1025건이었다. 일주일 전인 지난 3월 28일 결제 금액인 7200~7300만원, 결제 건수 3845건에 비해서 크게 줄었다. 경찰이 헌재 반경 150m를 '진공상태'로 만들자, 영업을 쉬어간 경우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탄핵 집회가 열린 안국역 일대의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종로구는 하반기 융자 규모 중 일부를 헌재 주변 매출 감소 상인들에게 우선 지원하는 '소상공인 이자 지원사업'과 국세·지방세 등의 세금 유예를 계획 중이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장기화한 시위로 인해서 장사를 하지 못했거나 소득이 많이 감소한 자영업자들을 위한 세심한 적극 행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