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가뜩이나 어려운데… 고환율 지속에 한숨 커지는 中企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8 18:23

수정 2025.04.08 18:23

제조사 영업익 25%가 환차손익
절반이 환율 대응 시스템 없어
원재료 해외 의존도 높은 中企
환율 급등에 수익성 악화로
내수부진·인건비 상승도 부담
#. "화장품은 원료뿐 아니라 포장용기 등 자재까지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화장품 업계도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록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중소 화장품 업체 A사 대표
최근 고조되는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면서 중소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원부자재를 수입하는 중소기업들은 고환율이 지속되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중소기업은 환율 변동에 대한 예측·대비 능력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해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8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올라가면 환차손이 0.36% 증가한다.



특히 해외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소 제조업체는 그 타격이 훨씬 크다. 중소제조기업의 영업이익 중 환차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할 정도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의 4분의 1이 환율에 따라 좌우되는 셈이다.

문제는 절반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은 환율 변동에 대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중소기업중앙회 발표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49.3%가 환율 리스크 관리 전략이나 수단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내수 부진과 인건비 상승, 자금난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충격까지 겹치자 위기감이 팽배하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 화장품 업체 B사 대표는 "화장품에 들어가는 원재료를 유럽 등지에서 들여오는데 수출 물량이 적고 내수 시장 위주로 공급하는 구조"라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차손이 커지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인건비 절감이나 원자재 구매 축소, 설비 투자 중단 등의 조치로 이어진다.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셈이다.

실제 지난 1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6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환율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당시 환율 급등으로 피해가 발생한 중소기업은 절반 이상인 51.4%에 달했다. 피해 유형 조사 결과(복수응답) '환차손 발생', '고환율로 인한 생산 비용 증가'로 응답한 기업이 각각 51.4%로 가장 많았다. '수입 비용 증가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49.2%), '환율상승분에 대한 납품단가 미반영'(40.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환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환변동보험 가입을 촉진하고 수출바우처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환변동보험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단기간 문제를 겪을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한 금융 지원도 당분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올해 수출바우처 총 예산이 1200억원인데 이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