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HSG성동조선·케이조선 대표 "조선 호기에도 RG 부족에 놓쳤다"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9 11:16

수정 2025.04.09 11:16

자켓 하부구조물 운반선. HSG성동조선 제공
자켓 하부구조물 운반선. HSG성동조선 제공
경남 창원특례시 진해구 케이조선 조선소 전경. 케이조선 제공
경남 창원특례시 진해구 케이조선 조선소 전경. 케이조선 제공

[파이낸셜뉴스] 중형조선사 대표들은 정부의 '조선 RG 공급 확대방안'을 두고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은 조선 호기가 도래했음에도 선수금환급보증(RG)이 부족해 사업기회를 놓쳤다고 한탄했다. RG는 조선사가 기한 내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할 경우 금융기관이 발주사(선주)에 선수금을 대납하는 '지급보증'으로, 수주를 받기 위해 필요한 금융이다.

중소형조선사 대표들은 9일 정부가 '조선 RG 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지만 만시지탄(晚時之歎)이라는 반응이다.

이날 김현기 HSG성동조선 대표는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글로벌 여건 때문에 선주가 한국으로 돌아섰다.

시장이 호기를 맞이했지만 RG 한도 문제 때문에 공격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라며 "수익성, 매출 측면에서 시간이 지나더라도 발전하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김 대표는 "2008~2010년에 HSG성동조선은 세계 7~8위의 건조 능력을 자랑했다. 지금은 대기업 하도급 업체로 전락해 전선 건조가 아닌 반선 건조를 하고 있다"며 "RG 문제로 해외 선주사와 직접 계약하기 어렵다. 다른 방면으로 영업을 하려고 해도 RG 대행업체는 수수료로 전체 RG 발급금액의 10%를 요구해 RG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에서 조선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RG 발급 문제로 접근조차도 못하고 있다는 상황이다. 살아남기 위해 국내 대기업 조선사의 하도급 업체로 전락한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HSG성동조선은 2010년 전후로 260척을 건조했고, 대규모 건조가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있었지만 RG 발급문제로 현실의 벽에 부딪쳤다.

김찬 케이조선 대표도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들어오면서 중국에서 건조하는 것에 부담이 있는 선주가 있다"며 "중소형 조선사에 관심을 가지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데 RG 한도가 그동안 그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은행의 RG 한도는 3~4년 전에 부여된 것으로 그당시 중소형조선사에 대해 적정 수준였다. 지금 물가상승 등으로 뱃값이 30~40% 늘었는데 RG한도는 그대로여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이조선의 경우 KDB산업은행이 RG한도를 30% 늘려줘야 하는데 부담이 됐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무역보험공사를 통해 일반 시중은행이 RG 문제를 도와줬다"며 "이번 정부의 발표는 본격적으로 수주하는 것과 관련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정부는 재무건전성뿐 아니라 '미래 수익성'까지 심사에 반영해 RG를 보다 유연하게 발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기관이 ‘수주 가이드라인’을 따를 경우, 부실이 발생해도 책임을 면제해 주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키로 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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