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기아(000270)가 중장기 친환경차 판매 목표를 수정했다.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직면한 전기차(EV)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대신 하이브리드(HEV)는 높여 잡았다. 캐즘 돌파구로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셈이다.
기아는 9일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성장 전략 '플랜 S 2030'을 공개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308만 9000여대(도매 기준)를 판매한 기아는 2030년 자동차 판매 목표를 419만 1000대로 설정했다.
지난해 공개한 2030년 동력원별 자동차 판매 목표는 △내연기관 181만 8000대(비중 42%) △전기차 160만 대(38%) △하이브리드 88만2000대(20%)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합한 친환경차는 248만 2000대로 전체 동력원의 58%에 달한다.
그러나 올해 공개한 2030년 동력원별 자동차 판매 목표는 △내연기관 185만 7000대(44%) △전기차 125만 9000대(30%) △하이브리드 107만 4000대(26%)다. 친환경차는 233만 3000대로 전체의 56%를 차지한다.
전기차는 전년에 세운 목표 대비 34만 1000대(21.1%) 줄어들지만, 하이브리드는 19만 2000대(21.7%) 늘어났다. 전체 동력원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목표보다 2%포인트(p) 줄어들고 내연기관 비중은 2%p 늘어나게 된다.
기아가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낮춰 잡은 건 미래 전기차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아가 공개한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수요 추정치는 4090만 대였지만 올해 공개한 추정치는 2910만 대로 28.8% 감소했다.
기아는 캐즘 장기화에 대비해 'EV3' 'EV4' 'EV5' 등 소형·준중형 전기차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구매 장벽을 낮추는 한편 하드웨어 최적화와 차세대 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해 전기차 라인업 전반의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충전 인프라 확대 전략도 지속한다. 국내에서는 현재 2326기가 설치된 초고속 및 급속 충전기를 2030년까지 1만 3000기 이상 구축한다. 북미에서는 완성차 8개 사가 합작 설립한 전기차 충전업체 '아이오나'를 통해 2030년까지 초고속 충전기 5만 기 이상, 유럽은 현지 전기차 충전업체 '아이오니티'와의 제휴로 초고속 충전기 1만 7000기 이상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를 포함한 미국, 유럽, 인도 등 지역별 전기차 현지 생산도 확대한다. 국내는 전기차 개발 및 생산의 허브로 육성하고, 미국은 중대형·SUV·픽업트럭, 유럽은 중소형 SUV 및 해치백, 인도는 소형 SUV 등 지역별 주력 전기차 차급을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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