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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IMA, 한국형 IB 도약의 키맨될까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9 18:08

수정 2025.04.09 18:08

김미희 증권부 차장
김미희 증권부 차장
종합투자계좌(IMA)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2017년 도입 후 운용 불확실성 등으로 유명무실했던 IMA 제도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기업금융 활성화와 모험자본 공급을 이끄는 핵심 수단으로 재정비된 것이다. 정부는 연내 IMA 사업을 할 수 있는 종투사도 지정할 계획이다.

IMA 사업자 조건은 상당히 엄격하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하고 운용자산의 70%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동시에 조달자금의 25%를 모험자본에 공급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즉 IMA는 단순한 자산운용 수단을 넘어 자본시장의 '혈관'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정책적 메시지가 담겼다.

이는 기존 종투사의 구조적 한계와 맞닿아 있다. 최근 12년간 종투사를 중심으로 자기자본 규모는 3배가량 성장했지만, 수익구조는 위탁매매와 자기매매 중심으로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한국 종투사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3%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글로벌 투자은행(IB)이 10~15%의 높은 ROE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IMA가 한국형 IB 모델의 전환점인 것은 물론 글로벌 IB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이 돼야 하는 이유다.

IMA 제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도 구체화했다. '원금지급 의무' '5% 시딩 투자' '정기 운용보고서 교부' 등은 시장 신뢰 구축에 초점을 맞춘 장치다. 투자자들도 손실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먼저 IMA 사업자로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양사는 각각 9조원대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회사채, 메자닌투자, 벤처투자 등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중장기(2~7년), 중수익(3~8%)' 전략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IMA가 국내IB의 발전적 모델로 자리 잡으면 이는 시장 전체의 체질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는 구체적 액션플랜에 IMA 성패가 달려 있다. IMA가 정책 취지를 넘어 기업금융의 동맥 역할을 하려면 종투사의 전략적 실행이 선행돼야 한다. 글로벌 IB들이 차별화된 전문성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처럼 국내 종투사도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화 전략을 병행하는 기업금융 고도화 노력이 절실하다. IMA가 과거의 한계를 딛고 자본시장 혁신의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li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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