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수입비용 늘며 부채 악화
"피해 최소화할 금융지원 필요"
"피해 최소화할 금융지원 필요"
![환율에 속타는 시멘트업계... 10% 오르면 손실만 수십억 [美 상호관세 발효]](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09/202504091821022528_l.jpg)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시멘트업계의 수익성에 직격탄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회사는 환율이 10%만 올라도 최대 47억원 넘는 세전손실이 예상되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씨앤이는 지난해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세전순이익이 47억7200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아세아시멘트는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세전순이익이 2억6300만원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2억1300만원이 줄어들고, 계열사인 한일현대시멘트는 1억9900만원 세전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시멘트업계는 환율이 상승할 경우 슬래그, 유연탄, 석고 등의 수입 지출로 인해 외화부채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발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시멘트업계의 환위험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평균은 1364원으로 현재까지 약 9% 오른 수준이다. 경기침체와 건설업계 불황으로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는 시멘트업계의 보릿고개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1~2월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8% 줄어든 445만t으로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3년(712만t)과 비교하면 2년 만에 37.5% 감소했다.
이에 시멘트업계가 예상했던 연간 내수 목표(4000만t) 달성은커녕 심리적 마지노선인 4000만t을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시멘트업계는 현재 총 35기의 생산라인 중 8기를 가동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의 단기적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환율 불안정성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환리스크 헤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지만, 기업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다"며 "피해 최소화와 환율 변동 대비를 위해 당분간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해진 탓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설비 중심 산업 특성상 신속한 대응도 어려워 원가절감이나 설비 효율화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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