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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트럼프도 시장은 못 이긴다" 전격 관세 유예 발표

뉴스1

입력 2025.04.10 07:49

수정 2025.04.10 10:00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관세 유예를 발표한 이유는 미국 증시가 관세 불확실성으로 연일 급락하자 시장에서 관세 정책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천하의 트럼프’도 시장을 이기지는 못하는 것이다.

그는 9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채권시장에서 사람들이 약간 불안해하고 있다"며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의 반응이 관세 유예를 선언하게 했음을 시인한 것이다.

그는 이어 "최근 며칠 동안 고려한 끝에 관세 유예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방아쇠를 당기기로 결정했고, 오늘 해냈고,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계속 나아간다면 4주 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불안이 관세 유예를 선언하게 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다.

앞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지난 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혼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것은 애초부터 그의 전략이었다"고 말했었다. 재무장관이 대통령에게 '쉴드'를 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시장의 상황이 관세 유예를 결정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앞서 전일 그동안 은인자중하던 미국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제히 관세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도 트럼프 결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억만장자로 헤지펀드 회사 시타델을 운영하는 공화당 최고 기부자 중 하나인 켄 그리핀은 "관세를 거대한 정책 실수"라고 지적하는 등 미국의 유명 CEO들이 일제히 트럼프 관세 정책을 비판했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공언대로 미국증시가 4주 전으로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중국과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날 중국에는 2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대중 관세율은 125%로 높아졌다.

글로벌 무역전쟁은 일시 휴전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은 더욱 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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