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 찌든 냄새 대신 멘톨향…'亞 유일' 필립모리스 양산 공장 가보니

뉴시스

입력 2025.04.10 08:00

수정 2025.04.10 16:44

'담배 연기 없는 미래' 실현 전초 기지…테리아 이어 센티아 생산 프라이머리 공정 일반에 첫 공개…연간 400억 개비, 12개국 수출
[서울=뉴시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 공장 내 센티아 패커 장비 공정에서 보루 단위로 포장된 모습. (사진=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 공장 내 센티아 패커 장비 공정에서 보루 단위로 포장된 모습. (사진=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photo@newsis.com
[양산=뉴시스] 변해정 기자 = 기자는 흡연자의 담배 찌든 냄새에 불쾌감을 느낀다.

그래서 담배 제조 공장 취재 일정이 달갑지 않았다. 담배 냄새를 견딜 자신이 없어서다.

지난 8일 경상남도 양산시 유산동 한국필립모리스 공장을 찾고서는 담배에 대한 선입견이 깨졌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이 곳은 '담배연기 없는 미래' 비전을 실현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비연소 제품 생산 기지다.

총면적이 7만367㎡(약 2만1000평)으로 축구장 10개와 맞먹는 규모다. 2002년 설립 이래 4억8000만 달러(한화 약 7108억원)을 투자해 설비 확장과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왔다.

이 곳에선 연초 담배와 함께 담배 연기가 없는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인 아이코스 일루마 전용 타바코 스틱인 '테리아'와 '센티아'가 만들어진다. 연간 생산 능력은 400억 개비에 달한다. 이 중 비연소 제품 비중은 60%나 된다.

정창권 양산공장 엔지니어링 부문 총괄 이사는 "양산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내수는 물론 해외 12개국에 수출된다"면서 "테리아에 이어 센티아까지 생산 포트폴리오가 확대됨에 따라 비연소 제품 전초 기지로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 공장의 센티아 스틱 컴바이너 공정 과정에서 '더블 스틱' 상태의 모습. 더블 스틱 상태의 제품은 반으로 절단된 후 포장 장비인 패커로 이동된다. (사진=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 공장의 센티아 스틱 컴바이너 공정 과정에서 '더블 스틱' 상태의 모습. 더블 스틱 상태의 제품은 반으로 절단된 후 포장 장비인 패커로 이동된다. (사진=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photo@newsis.com

최근 출시된 센티아는 테리아와 같은 설비에서 동일한 품질 기준을 거쳐 제조되고 있었다.

센티아 제조 공정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준비 과정이 필요했다. 안전교육 영상을 통해 안전 수칙을 숙지해야 했다. 위생을 위해 흰색 가운과 경작업모를 착용하고 신발에 안전화 덮개를 씌웠다. 액세사리는 모두 빼고 긴 머리는 질끈 묶어 가운 안 깊숙이 넣었다.

철통 보안을 위해 스마트폰 사용도 불허했다. 담배를 만드는 곳이지만 흡연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가능하고 외부에서 담배 반입도 할 수 없다.

제조 공정은 크게 원료를 가공하는 '프라이머리'(Primary)와 스틱을 만들고 패키징하는 '세컨더리'(Secondary)로 나뉜다.

이 중 프라이머리 공정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숨 막힐 정도로 뿌연 연기와 쾌쾌한 냄새가 진동할 것이라 여겼던 기자의 생각은 큰 오산이었다.

프라이머리 공정 입구에 들어서자 담뱃잎 특유의 향이 코끝을 스쳤지만 금새 익숙해졌다. 작업자들 중에서도 마스크를 쓴 이는 볼 수 없었다. 이 공정에서는 원재료인 담뱃잎을 '슈레더'(Shredder)와 '코오스 그라인딩 라인'(Coarse Grinding Line) 장비에 넣어 분쇄해 반죽화 한 뒤 롤페이퍼 형태의 반제품 '캐스트 리프'(Cast Leaf ·일종의 담배 시트)를 만든다.

뒤이은 세컨더리 공정에서는 시원한 멘톨향이 풍겼다. 마치 코가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여기에선 캐스트 리프를 '크림퍼'(Crimper)라는 장비에 넣어 촘촘하게 주름을 잡아 막대 형태로 가공한다. 이후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컴바이너'(Combiner) 장비로 옮겨져 필터와 조립해 두 개의 제품이 붙어 있는 '더블 스틱' 상태로 만든다.

더블 스틱은 절삭을 거쳐 우리에게 익숙한 담배 형태가 되는데, 이때 불량으로 판정되면 바로 분류돼 폐기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불량률을 대외비로 삼고 공개하지는 않았다.

분 단위 샘플링 검수까지 모두 마쳐야 마지막 단계인 '패커'(Packer) 장비로 이동해 스틱 20개씩 1팩으로, 10팩은 1보루로 패키징된다.

모든 공정은 '자동화'로 이뤄지고 있었다.

[서울=뉴시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 공장 내 센티아 공정에서 팩의 바코드 및 데이터 코드 품질을 검사하는 모습. (사진=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 공장 내 센티아 공정에서 팩의 바코드 및 데이터 코드 품질을 검사하는 모습. (사진=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photo@newsis.com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은 '품질 실험실'에서는 다양한 품질 테스트가 상시 진행된다.

양산공장의 제조 공정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품질경영시스템인증(ISO-9001), 환경경영시스템인증(ISO-14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인증(ISO-45001) 등 글로벌 공정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또 항구, 고속도로, 공항과 인접한 입지적 강점을 바탕으로 물류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차용준 양산공장 생산 부문 총괄 이사는 "전 세계 51개 공장 중 동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비연소 제품을 만드는 양산 공장의 탁월한 기술력과 생산 효율성은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증설 및 투자 계획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의미 있는 수치로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화 커뮤니케이션 총괄 상무도 "담배연기 없는 미래 비전 하에 (흡연자들이) 비연소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기에 공장 설비도 그에 맞춰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8일 경상남도 양산시 한국필립모리스 공장에서 정창권 공장 엔지니어링 부문 총괄 이사(왼쪽)와 차용준 공장 생산 부문 총괄 이사(가운데), 김기화 커뮤니케이션 총괄 상무가 취재진들에게 회사 및 자사 제품 제조 공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 8일 경상남도 양산시 한국필립모리스 공장에서 정창권 공장 엔지니어링 부문 총괄 이사(왼쪽)와 차용준 공장 생산 부문 총괄 이사(가운데), 김기화 커뮤니케이션 총괄 상무가 취재진들에게 회사 및 자사 제품 제조 공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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