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유예에 매수세 몰려
1조4939억 거래 2배 급증
개인 단타 많아 가격 왜곡
1조4939억 거래 2배 급증
개인 단타 많아 가격 왜곡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 거래대금이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4일 대체거래소가 출범한 후 처음이다. 국내 증시를 덮쳤던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유예 결정으로 일부 완화되면서 정규장이 열리기 전부터 투자자들이 몰린 영향이 컸다. 시장에서는 증시 상황에 따른 이례적 결과로 평가하면서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향후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의 역할도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이날 프리마켓 거래대금은 1조4939억원으로 집계됐다.
프리마켓은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거래되는 시장이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함께 운영하는 메인마켓(9시~3시20분) 외에도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오후3시30분~8시)을 운영하고 있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급증했다. 이날 프리마켓 거래량은 총 3672만4744주다. 이달 하루평균 프리마켓 거래량(약 1277만주)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었다.
프리마켓에 투자 수요가 몰린 건 간밤 미국 증시의 영향이 크다. 트럼프의 관세 유예 결정에 미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되자 가장 먼저 거래할 수 있는 프리마켓에 수요가 몰렸다. 실제로 이날 프리마켓에서 SK하이닉스는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찍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등 대부분의 종목이 상승세를 탔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이날 미국 주식시장의 영향으로 평소보다 프리마켓 거래량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이례적인 모습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향후 프리마켓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시시각각 증시 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의 분위기가 다음날 국내 주식시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국 주식시장의 결과를 가장 먼저 대응할 수 프리마켓을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가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지금처럼 증시의 변동성이 크고, 투자자들이 예민하게 시장에 반응해야 할 때는 더욱 정규거래 전후로 매매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에게 집중된 거래 비중은 풀어야할 과제다.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면 펀더멘탈(기초체력)에 기초해 시장이 움직이기 보다 '단타' 거래가 중심을 이뤄 가격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몰리는 것은 그 자체로 시장에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다만, 개인처럼 거래에서 치고 빠지는 주체가 중심인 시장이 되면 가격 신뢰성 유지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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