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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판 '마이너리티 리포트'?… 英 '살인 예측' 프로그램 개발 논란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1 13:13

수정 2025.04.11 13:13

영국 법무부 "개인정보 활용… 심각한 범죄 위험 미리 파악할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영국 정부가 개인정보를 활용해 살인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식별하는 '살인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판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8일(현지시간) 총리실의 의뢰로 법무부가 비밀스럽게 '살인 예측 프로젝트'(Homicide Prediction Project)를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경찰과 정부가 확보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앞으로 살인을 저지를 만한 '위험인물'을 파악하는 걸 목표로 했다. 영국의 법무부, 내무부와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GMP), 런던 경찰청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프로젝트의 존재는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스테이트워치'가 밝혀냈다. 스테이트워치의 정보공개 청구로 확인된 이 계획은 당초 '살인 예측 프로젝트'라 불렸지만, 지금은 '위험 평가 개선을 위한 데이터 공유'로 이름을 바꿔 부르고 있다.

영국 법무부와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 간 데이터 공유 협정./사진=스테이트워치 홈페이지
영국 법무부와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 간 데이터 공유 협정./사진=스테이트워치 홈페이지

법무부 의뢰로 연구진은 심각한 폭력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큰 사람들을 식별하기 위해 범죄 피해자를 포함한 수천 명의 정보를 알고리즘으로 분석 중이다.

이를 위해 이름, 생년월일, 성별, 인종, 전국 경찰 전산망에 입력된 개인 식별번호 등 정부가 가진 공식 정보에서 얻은 범죄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데이터 공유 협정에 따라 최소 10만명에서 많게는 5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데이터를 공유했다고 스테이트워치는 설명했다.

스테이트워치는 "형사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더라도 자해, 가정폭력 등과 관련한 개인정보가 이 프로젝트에 사용될 수 있다. 또 범죄자 뿐만 아니라 무고한 사람들의 데이터가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피아 라이올 스테이트워치 연구원은 "이 프로젝트는 소름 돋는 디스토피아적 사례"라며 "그동안 범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연구로 입증됐는데 정부는 사람들이 아무런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범죄자로 프로파일링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프로젝트는 인종차별과 저소득층 등 구조적 차별과 편견을 심화할 수 있다"면서 "정신 건강, 중독, 장애 등 민감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 역시 사생활을 침해하는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영국 법무부 대변인은 "이 프로젝트는 연구 목적으로만 진행된다.
적어도 한 번 이상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데이터만 사용한다"면서 "심각한 범죄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공공 안전을 강화해 대중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