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요일 발표, 관세 예외 아니야"
반도체 업계 "예의주시, 일희일비 않기로"
스마트폰 제조사들, 공급망 다변화 초점
반도체 업계 "예의주시, 일희일비 않기로"
스마트폰 제조사들, 공급망 다변화 초점

[파이낸셜뉴스] '관세 부과 예고→상호관세 면제 발표→ 품목별 관세 부과 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하는 관세정책에 국내 산업계의 피로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책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반도체, 휴대폰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가 스마트폰, 노트북, 메모리칩, 반도체 장비 등 20개 품목을 '상호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이다. 미국 내 물가 폭등 가능성에 미국의 관세정책이 후퇴했다는 지적이 일자,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면제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 국내 제조사들은 물론이고,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의 피로감도 증폭되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백악관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뉴스로 인해 업계와 투자자들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고 이는 공급망, 재고, 수요를 계획하려는 기업들에 엄청난 불확실성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말이 하루 만에도 계속 바뀐다"며 "아직 구체적인 발표가 난 게 아니고 곧 구체화하겠다 하니까 그 지점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선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미국에도 유리한 게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메모리 반도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반도체에 관세를 매기면 그 부담은 미국 빅테크 기업이 지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은 공급망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관세가 가장 낮은 편이고 미국과 지리적으로도 멀지 않은 브라질 공장을 활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베트남에서 절반 가량 생산하고 인도 30% 가량, 브라질, 한국 구미 공장, 인도네시아 등에서 나머지 물량을 소화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은 인도에 2개의 공장을 갖고 있다"며 "이 중 한 곳은 생산 능력을 더 확장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 협상을 성공리에 하면 삼성 한국 공장의 프리미엄 모델 수출도 일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이미 인도에서 생산하는 아이폰의 물량을 전체의 2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인도에서 생산되는 아이폰 비중은 14% 전후다.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애플 최고의 옵션은 백악관과 면제 협상을 하는 것을 넘어, 미국 시장 수요에 맞게 충분한 아이폰 생산 라인을 인도에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임수빈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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