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호관세에 경제심리, 계엄수준 급락
달러값 3년래 최저인데 환율은 1400원대
정치 불확실성 지수도 장기평균 상회
尹파면 뒤에도 비상계엄 전보다 높아
달러값 3년래 최저인데 환율은 1400원대
정치 불확실성 지수도 장기평균 상회
尹파면 뒤에도 비상계엄 전보다 높아


■미중 갈등에 맥 못추는 원·달러 환율까지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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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민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뉴스심리지수(NSI) 이달(1~13일) 88.33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99.85) 이후 두 달 연속 하락세로 비상계엄 당시인 지난해 12월(85.75)에 근접한 수치다.
뉴스심리지수는 한은이 지난 2022년 1월 개발한 실험적 통계 지표다. 경제 분야 언론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것으로 소비자심리지수 등 한은이 발표한 주요 경제심리지표를 1~2개월 선행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제 심리가 과거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 100을 하회하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4월 NSI는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갈등이 격화하며 주저앉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총 104%의 '관세 폭탄'으로 위협하고, 중국 정부도 즉각 '전방위 비례 대응 보복'에 나섰던 지난 9일에는 NSI가 82.83까지 떨어졌다. 이는 정국 불안이 지속되고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연말연초 각종 행사마저 취소돼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지난해 12월 31일(82.6) 이후 최저치다.
성장률 하방 압력은 확대됐다. 영국의 리서치그룹 캐피탈이코노믹스은 미국이 유예기간 후 관세를 추가 인상하거나, 국가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145% 수준의 대(對)중 관세가 유지된다면 글로벌 성장률이 1%p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발 관세 충격의 여파가 큰 한국의 경우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난 2월 말 1.55%에서 지난 13일 기준 1.35%로 한 달 만에 0.2%p 하락한 상태다.
특히 우리나라는 성장 부진 우려에 원화 가치 저하라는 악재까지 겹친 상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1월 13일에는 110.164까지 뛰었으나 관세 리스크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이 99.6까지 떨어지며 9.59% 평가 절하됐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425.5원에 마감하며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같은 기간 3.08% 오르는 데 그쳤다.
■정치 불확실성 지수, 尹파면 뒤에도 높은 수준
경제심리뿐 아니라 국내 정치 불확실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도 비상계엄 사태 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치 불확실성 지수는 지난 13일 기준 2.5(일주일 이동평균)로 집계됐다. 지난 2000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의 장기평균을 0으로 가정할 때의 상대적 수치다.
정치 불확실성 지수는 한은 조사국이 언론 기사 중 제목과 본문 등에 '정치'와 '불확실'을 포함한 기사 수를 집계해 산출한다. 통상 지수 상승이나 하락은 언론 기사를 바탕으로 판단한 정치 불확실성이 과거 평균보다 확대 또는 축소되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12월 초 0.4~0.5에 그쳤던 지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부터 가파르게 오르며 같은 달 14일 1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2004년 3월 17일의 8.8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2016년 12월 13일에도 6.2까지 상승했다.
지수는 2월 하순 1~2 수준으로 안정됐으나 지난 4일 탄핵심판 선고를 전후로 3을 상회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6개월 전만 해도 마이너스(-)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꽤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리더십 공백을 메울 길이 열렸지만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바클리도 "탄핵이 마무리됐지만, 대선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정치 불확실성 등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환율은 혼조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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