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 1순위' 한덕수 보다 尹 경호 신경
사퇴 촉구 '연판장 사태'에 압박 느낀 듯

[파이낸셜뉴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경호처에서 김 차장을 포함해 수뇌부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 사태'가 발생한 지 1주일 만이며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11일 만이다.
15일 한국일보는 김 차장이 이날 전 직원을 상대로 긴급 간담회를 소집하고 “이달 내 사퇴하겠다. 남은 기간 직무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차장은 지난 1월 경찰이 윤 전 대통령에 발부된 체포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데 주요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이 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김 차장이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경호처는 대통령 만을 위해 존재하는 대통령 사병 집단이 맞다”고 발언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됐다.
방송 직후 김 차장은 "(사병 집단 발언은) 대통령을 위해 희생하는 조직이라는 점을 설명하려던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김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에도 밀착 경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11일 윤 전 대통령이 사저로 복귀한 뒤 경호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지난 13일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에서 윤 전 대통령의 뒤를 따랐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

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파면 등으로 임기 만료 전 퇴임한 대통령이라도 경호·경비와 관련된 예우는 유지된다. 그러나 ‘경호처 1인자’인 김 차장이 경호 대상자로 우선 순위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대신 전 대통령 경호를 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경호처를 이끌던 김 차장이 사의를 표명한 배경을 두고는 ‘연판장 사태’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 8일부터 경호처 직원들은 ‘경호차장 등의 권한행사 중지 청원의 건’이라는 연판장을 돌리며 김성훈·이광우 두 사람의 사퇴를 요구해 왔다. 경호처에서 연판장을 돌린 건 경호처 창설 이후 62년 만이며 700여명의 경호처 직원 중 상당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판장에는 “지금의 경호처는 ‘사병 집단’이란 조롱 섞인 오명과 함께 조직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고 경호처를 사조직화했으며 직권남용 등 갖은 불법 행위를 자행해 조직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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