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품 설정액 10조8123억
최근 일주일에만 1조이상 유입
코스피 반등 노린 자금 몰린 탓
추종 지수 하락땐 손실도 확대
"변동성 큰 상황에선 투자 주의"
최근 일주일에만 1조이상 유입
코스피 반등 노린 자금 몰린 탓
추종 지수 하락땐 손실도 확대
"변동성 큰 상황에선 투자 주의"

기초지수나 종목의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펀드의 설정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 부진이 길어지자 반등을 노린 투자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시 변동성이 클수록 일반 펀드 대비 레버리지 펀드의 장기간 수익률이 부진한 것으로 집계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레버리지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14일 기준 10조812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8조5127억원)보다 2조2906억원이 늘었고, 최근 일주일새 1조3290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최근 한달기준으로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9730억원, 'KODEX 레버리지'에 4400억원,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에 4190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이들 레버리지 펀드는 대부분 국내 증시의 특정 산업이나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설정액의 85%는 국내주식형 상품이고, 해외주식형은 11%에 불과하다. 그외 채권형 등은 2% 내외다.
국내 증시가 최근 한 달, 특히 트럼프 상호관세 잡음이 커진 일주일 사이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심리가 레버리지 펀드로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2477.41)는 한 달 전(2573.64) 대비 3.73% 하락했다.
이렇다 보니 동일한 지수를 1배로 추종하는 펀드와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 레버리지 펀드 수익률이 더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레버리지 상품은 일일 성과를 기준으로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클 수록 손실이 커지는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 타격을 받는다.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의 이날 기준 최근 한 달 수익률은 -2.98%인 반면, 이 지수 일일 수익률을 두 배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의 경우 -7.40%에 그쳤다. 1년 전(2024년 4월15일)과 비교하면 KODEX 200은 -7.85%, KODEX 레버리지는 -23.60%로 두 상품의 수익률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레버리지 펀드의 중장기 수익률 역시 일반 펀드에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1배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티커명 SOXX)의 지난 5년간 수익률은 124.82%에 육박하지만, 같은 지수를 일간 수익률 3배로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는 같은 기간 22.3% 상승에 그쳤다.
비교 기간을 최근 1년으로 놓아도 SOXX 수익률은 -19.46%인 반면, SOXL 수익률은 -73.68%에 육박했다. 1개월로 줄여도 SOXX는 -15.18%, SOXL은 -49.64%로 3배 이상 차이 났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을 수록 레버리지 ETF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가 제공하는 수익률은 투자 기간 수익률에 배율을 곱한 값이 아니라 대부분은 일간 수익률에 배율을 곱한 값으로, 투자 기간 내 벤치마크의 수익률과 변동성이 레버리지 ETF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며 "최근처럼 증시 변동성이 클 수록 벤치마크의 누적 수익률은 0에 가까워지는데 이 경우 레버리지 ETF의 복리 효과가 음(-)의 값을 보이게 돼 변동장세에서는 주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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