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속 동남아 3국 순방
美겨냥 "일방적인 괴롭힘에 반대"
베트남과 과학·국방 등 협력 강화
말레이 방문 앞두고 현지 기고문
"아세안과 함께 보호주의 맞설것"
美겨냥 "일방적인 괴롭힘에 반대"
베트남과 과학·국방 등 협력 강화
말레이 방문 앞두고 현지 기고문
"아세안과 함께 보호주의 맞설것"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반(反)트럼프 전선 구축을 위해 동남아시아 순방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선물 보따리를 풀며 우군 다지기에 나섰다. 시 주석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해 "일방적 괴롭힘"이라고 비난하며 이번 관세폭탄의 직격탄을 맞은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를 향한 구애에 나섰다. 특히 베트남 순방을 두고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지난해 8월 방중 이후 1년이 지나지 않아 시 주석이 답방하면서 베트남과 중국 언론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럼 서기장과 시 주석은 양일간의 국빈방문 일정 내내 거의 모든 일정을 함께하면서 양국 서열 1위 간의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다.
■"베트남·중국 철도협력, 남중국해 공동개발 나서자"
15일 양국 정부와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올해 첫 해외순방지로 베트남을 선택한 시 주석은 전날 하노이에 위치한 베트남 공산당 중앙당사에서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또럼 서기장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베트남은 모두 경제 세계화의 수혜자"라며 "양국은 전략적 결의를 강화하고, 일방적 괴롭힘에 공동으로 반대하며,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와 산업·공급망의 안정성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미국의 관세 부과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서기장 등 베트남 지도자들은 관세 등 미국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베·중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더불어 중국과 철도 등 산업·기술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날 양국은 정부 간 철도 협력위원회를 설립하여 철도협력을 촉진하기로 결정했다. 또럼 서기장은 라오까이~하노이~하이퐁 철도 프로젝트 진행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양국은 외교·안보·국방에서도 더욱 다가가기로 합의했다. 고위급 교류를 정기적으로 유지하고 외교, 국방, 공안 부처 간 전략적 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시키며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양국 관계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온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도 전향적인 대화가 오갔다. 시 주석은 "남중국해 지역의 공동개발을 조속히 시작하며, 남중국해 행동준칙(COC) 체결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럼 서기장도 "베트남은 중국과의 해상분쟁을 적절히 처리하고 해상안정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화답했다.
■"아세안과 미국 보호주의 맞설 것"
한편 시 주석은 말레이시아 국빈방문을 앞두고 현지 매체 '더 스타'에 기고문을 게재해 반트럼프 전선 구축 행보를 이어갔다. 시 주석은 이날부터 술탄 이브라힘 국왕의 초청으로 12년 만에 말레이시아를 국빈방문한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중국은 말레이시아 및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함께 지정학적 대립, 진영 간 갈등, 일방주의 및 보호주의에 맞서 평화와 발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따를 것"이라면서 "중국·말레이시아는 높은 수준의 운명공동체 및 중국·아세안 운명공동체를 함께 건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현재 아세안 순회 의장국이다. 이번 시 주석의 국빈방문은 아세안과의 미국 관세폭탄에 대한 공동전선 구축 의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june1112@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