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고양이 크기의 쥐가 돌아다닌다"… 영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6 05:30

수정 2025.04.16 05:30

쓰레기 수거 노동자 파업… 쓰레기 더미 된 제2의 도시 버밍엄
쓰레기 더미가 쌓인 버밍엄 거리. /사진=연합뉴스
쓰레기 더미가 쌓인 버밍엄 거리.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영국에서 수도인 런던 다음으로 인구가 많아 제2의 도시로 불리는 버밍엄이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쓰레기 수거 노동자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도로 곳곳에 쓰레기가 방치된 데 따른 것이다.

가디언, BBC방송 등 영국 현지 언론은 14일(현지시간) 노조 유나이트 소속 버밍엄시 쓰레기 수거 담당 노동자들이 지난달 11일 시의회의 감원과 임금 삭감 계획에 항의해 파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노동당이 다수인 버밍엄 시의회는 2023년 임금 차별에 대한 법적 보상 등으로 사실상 파산을 선언한 뒤 2년간 3억 파운드(약 5630억원)의 예산 삭감을 발표하고 법으로 정해진 지방자치단체 필수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유나이트 측은 "시의회가 쓰레기·재활용 담당 직책을 폐지하면서 노동자 170명이 영향을 받게 되고 연봉도 최대 8000파운드(약 1500만원) 삭감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시의회 측은 그보다 훨씬 규모가 작다고 반박하고 있다.

결국 쓰레기 수거가 한 달 넘게 중단되면서 버밍엄 거리에 쓰레기가 쌓이고 악취가 진동한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만 쓰레기 1만7000t이 수거되지 못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길에 쌓인 쓰레기 봉지에서 오염된 액체가 흘러나오거나 쥐가 돌아다니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퍼지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쥐의 크기가 고양이만큼 커지고 개체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갈 때 쓰레기를 피해 돌아 가고 있을 정도"라거나 “기온이 오르면서 냄새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 위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해충 방제 회사 헐터너티브의 마케팅 매니저인 나탈리 포드는 "먹이가 풍부해지면서 쥐들이 더 크고 대담해졌고 이로 인해 쥐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쥐들은 뻔뻔하게 도로를 활보하고 있으며 먹이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잡기 위해 유인하는 방법도 사라졌다"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공중보건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에 그동안 지역 문제라며 선을 긋던 영국 중앙정부의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 겸 주택지역사회부 장관도 버밍엄을 찾아 노조 설득에 나섰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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