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체이스를 비롯한 월스트리트 빅5 투자은행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재선 이후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진 증시에서 370억달러(약 52조8000억원) 가까이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한 뒤 취임 전까지 증시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가 취임 뒤에는 강력한 관세정책과 연방공무원 해고 등으로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 정책에 따라 증시가 요동치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증시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
높은 증시 변동성 속에서 정보 우위에 있는 월스트리트 대형 JP모건, ,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등 이른바 빅5 대형 투자은행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대형 은행들의 1분기 실적 발표를 토대로 이들 은행이 370억달러 가까운 엄청난 주식 거래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0년여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이다.
트럼프는 관세를 중심으로 경제, 정책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고, 이 때문에 증시가 요동치면서 이익을 챙길 기회도 많아지고 있다.
JP모건을 비롯한 빅5 투자은행들의 주식 거래 매출은 전년동기비 34%, 약 160억달러가 늘었다. 빅5 주식 거래 매출은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고정수익 자산, 채권 부문 매출은 1년 전보다 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금액으로는 약 210억달러에 이르러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2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주식 거래 매출 왕좌는 골드만이 차지했다. 이 부문 매출이 42억달러를 기록했다.
맞수 모건스탠리는 비록 골드만에 비해 이 부문 매출이 7000만달러 적었지만 매출 증가율이 45%를 기록해 골드만을 바싹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ofA와 씨티는 주식 거래 부문 매출 증가율이 각각 20%를 밑돌아 빅5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의 주식 거래 부문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진화를 거듭했다.
자사 자산으로 거래에 나서는 이른바 자기매매(proprietary trading) 비중은 크게 낮아진 반면 고객 자산으로 거래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런 높은 증시 변동성은 빅5 투자은행들의 또 다른 주력인 투자은행 부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주관사 업무가 타격을 받고 있다.
이들 은행은 투자자, 애널리스트들과 실적 전화회의(콘퍼런스 콜)에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 매도, 매수자들이 모두 시장 주변으로 물러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아울러 이런 정책 불확실성이 미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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