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한 여성의 속눈썹에서 수십마리의 벌레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중국 항저우 절강대학교 안과 의료진에 따르면 48세 여성 A씨는 최근 눈에 극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비빌 때마다 검은 분비물이 나오는 증상을 겪었다.
그는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자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이 자세한 검사를 진행한 결과 A씨 속눈썹에서 수십 마리의 살아있는 벌레가 발견됐다.
검은 점처럼 보이는 벌레는 속눈썹에 단단히 고정돼 있었으며, 여성의 결막(안구의 전반부를 싸고 있는 얇고 투명한 점막) 주변에서는 눈꺼풀 가장자리에 약간의 출혈만 있었을 뿐 시력 저하 등 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벌레의 정체는 '모낭충'으로, 사람의 얼굴 위 털이 있는 구멍에 어디든 들어가 기생하는 벌레다.
A씨의 눈에서는 '사면발이'도 발견됐다. 사면발는 사람의 털에 살면서 하루에 4~5회 흡혈을 해 생명을 유지하는 기생충이다. 유일하게 알려진 숙주는 사람으로 성관계가 가장 큰 감염 요인이다. A씨의 속눈썹뿐만 아니라 골반의 가장 앞부분인 치골에서도 사면발이가 추가로 발견됐다.
의료진은 “두 가지 다른 종류의 기생충이 동시에 감염된 첫 번째 사례다”며 “기생충을 기계로 제거하려고 했으나, 수가 많아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속눈썹을 제거할 수밖에 없었고, 2주간 소독과 함께 티트리오일 등으로 치료 후 추적관찰을 했다”며 “치료 중에는 다른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피하고 옷이나 수건을 공유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 여성은 3개월간의 추적 관찰 끝에 재발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으며, 이 사례는 ‘BMC-Part of Springer Nature’에 게재됐다.
상대방과 한 번만 밀접한 관계를 갖더라도 70% 이상이 감염
사면발이증은 성적 접촉 등에 의해 감염되는 성 매개성 질환이다. 감염된 상대방과 한 번만 밀접한 관계를 갖더라도 70% 이상이 감염될 정도로 전파율이 매우 높다. 간혹 불결한 변기, 더러운 타월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사면발이는 보통 음모, 머리카락, 겨드랑이 털에 서식한다. 피부에 가려움증을 일으키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진다. 특히 사면발이는 피부 흡혈을 하므로, 피부 가려움증이 심하여 자꾸 긁어서 자극하면 염증이 생기고 습진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남성의 경우 증상이 없거나 간혹 요도염이 발생할 수 있으나, 여성의 경우 냄새 나는 다량의 누런색 질 분비물이 나와 속옷이 젖기도 한다. 질 주위가 따끔거리거나 가렵고, 생리 전후로 증상이 매우 심해진다.
사면발이에 감염 된 환자가 쓰던 침구나 이불, 의복은 뜨거운 물에 삶아서 빨아야 하며 세탁 후에는 비닐백에 넣어 2주이상 격리해야 한다. 삶아서 빨기 어렵다면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것이 좋다.
모낭충 수를 줄여 증상을 개선할 뿐 박멸은 힘들어
모낭에는 피지와 죽은 피부 세포를 먹고 사는 기생충이 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모낭충은 모낭 하나당 1~2마리 정도일 때는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런데 피로가 많이 쌓였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피지 분비량이 늘어나면 모낭충이 급격하게 번식하면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모낭충증이 발생하면 피부에 여드름과 비슷한 붉은 구진이나 농포가 생기며 각질이 많아지거나 붉어지기도 한다.
특히 속눈썹 안쪽 모낭에 기생하는 모낭충은 안구 건조감과 자극감, 통증, 시력저하, 충혈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모낭충에서 나오는 분비물은 안구 표면을 예민하게 만들어 알레르기 결막염이나 심할 경우 각막염, 각막 혼탁이나 심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모낭충증으로 인한 구진을 짜내면 주변 모공까지 염증이 번질 수 있으므로 가급적 손으로 건드리지 않고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다만 약물 치료는 모낭충의 수를 줄여 증상을 개선할 뿐 박멸할 수는 없다. 또 피부병을 앓고 있지 않은 건강한 성인이라면 모낭충을 반드시 제거할 필요는 없으며 정상적인 피부 기생충이기 때문에 제거하더라도 다시 생겨난다.
게다가 모낭충은 피지와 죽은 세포를 먹어 치워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없앤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평소 세안을 잘하며 피부를 관리하다가 모낭충증이 발생했을 때 적절히 치료하는 방식으로 모낭충의 수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