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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익숙하다"...맥라렌 '원투펀치', 또 포디움 장식 [권마허의 헬멧]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8 05:00

수정 2025.04.18 05:00

F1 4라운드 바레인 그랑프리
맥라렌 원투펀치, 1·3위 기록
경기 중 충돌에 세이프티카 등장
페라리 전 회장, 체커기 흔들어
세계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인기가 많지만 유독 국내에는 인기가 없는 ‘F1’. 선수부터 자동차, 장비, 팀 어느 것 하나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는 그 세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격주 주말, 지구인들을 웃고 울리는 지상 최대의 스포츠 F1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무거운 주제들을 다양하게, 그리고 어렵지 않게 다루겠습니다. F1 관련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원하신다면, ‘권마허의 헬멧’을 구독해주세요.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레인에서 열린 F1 4라운드 경기에서 조지 러셀(메르세데스), 오스카 피아스트리(맥라렌), 랜도 노리스(맥라렌, 왼쪽부터)가 포디움(상위 3위)에 오른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레인에서 열린 F1 4라운드 경기에서 조지 러셀(메르세데스), 오스카 피아스트리(맥라렌), 랜도 노리스(맥라렌, 왼쪽부터)가 포디움(상위 3위)에 오른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야간 경기와 출입처 조정으로 제시간에 4라운드, 바레인 그랑프리 경기 결과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구독자분들의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번화에서는 퀄리파잉(예선)과 본경기를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4라운드도 초반 좋은 실력을 보인 맥라렌, 레드불, 메르세데스, 페라리 선수들이 레이스를 주도하는 형식으로 이뤄졌습니다. 퀄리파잉에서는 오스카 피아스트리(맥라렌), 샤를 르클레르(페라리), 조지 러셀(메르세데스), 안드리아 키미 안토넬리(메르세데스)가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안토넬리는 퀄리파잉에서 자신의 최고 그리드를 경신했습니다. 츠노다 유키(레드불)은 잡초처럼 Q1, Q2, Q3에 아슬아슬하게 모두 진출하며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본경기. 4라운드에서도 맥라렌 원투펀치가 모두 포디움(상위 3등)에 올랐습니다. 추월이 많았고 세이프티카까지 나온 바레인 경기, 지금 시작합니다.

단 한 바퀴로 3위까지...베르스타펀 승부수
18일 지난 4라운드 Q1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베르스타펀 선수의 실력입니다. Q1에서 2분여를 남겨 놓고 서킷에 등장한 그는 말 그대로 '폭풍질주'를 이어갔습니다. 단 한 번의 실수가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베르스타펀은 실수를 하지 않았고, 결국 단 한 바퀴로 3위에 오르며 Q2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같은 팀 츠노다 유키도 비슷한 시간에 나왔지만, 14위를 기록하며 겨우 Q2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1라운드 탈락자는 알렉산더 알본(윌리엄스), 리암 로슨(레이싱 불스), 가브리에우 보톨레토(킥 자우버), 랜스 스트롤(애스턴마틴), 올리버 베어먼(하스)입니다. 리암 로슨이 17위로 컨디션 회복을 하지 못한 점이 눈에 띕니다.
Q2에서는 에스테반 오콘(하스)의 차가 크게 파손되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커브에서 오버스티어(핸들이 예상보다 더 돌아간 상황)가 발생, 흔들리는 차를 잡지 못해 충돌한 것이었습니다. 사고 직후 오콘이 "나는 괜찮다"고 밝혀 모두가 가슴을 쓸어 내렸지만, 상당히 큰 규모에 레드 플래그가 나왔습니다. 2라운드 탈락자는 잭 두한(알핀), 아이작 하자르(레이싱 불스), 니코 훌켄버그(킥 자우버), 페르난도 알론소(애스턴마틴) 오콘입니다. Q1에서 14위를 기록했던 츠노다가 Q2에도 10위로 간신히 Q3에 진출했고, 오콘은 사고로 15위를 기록했습니다.

Q3에는 브레이크 이슈가 있었습니다. 베르스타펀이 "브레이크가 정말 말을 안듣는다"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이 때문이었을까요, 베르스타펀은 Q3에서 Q1보다 4계단 떨어진 7위에 위치했습니다. 퀄리파잉 결과입니다. 피아스트리가 폴 포지션에 오르며 2경기 연속 좋은 모습을 보였고, 르클레르 2위, 러셀 3위, 안토넬리 4위에 올랐습니다. 가슬리가 깜짝 5위에 오른 점이 눈에 띕니다. 츠노다는 Q2와 같은 10위에 올랐습니다. 가슬리는 퀄리파잉 후 욕설을 하며 정말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5초 패널티에도 상위권, 노리스는 노리스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레인 서킷을 질주하는 차들. 뉴시스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레인 서킷을 질주하는 차들. 뉴시스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본경기 초반 랜도 노리스(맥라렌)의 승부수가 빛났습니다. 6그리드에서 출발한 노리스는 선수들을 추월하더니 어느새 3위까지 올랐습니다. 과감한 판단과 성능 좋은 차가 만나 올 시즌 초반 아주 좋은 모습을 보입니다. 노리스는 출발 위치를 조금 넘어서 출발, 5초 패널티를 받았습니다. 0.01초 차이로도 순위는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5초는 F1에서 굉장히 긴 시간입니다.

10랩에서 안토넬리의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5위 가슬리를 안쪽 코스로 추월, 단번에 5위로 올랐습니다. 노리스는 11랩에 피트에 들어갔습니다. 피트에서 5초 동안의 패널티를 유지하고 서킷에 나왔는데, 순위는 3위에서 14위까지 밀려났습니다. 대부분 선수들이 소프트 타이어를 끼고 경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대부분 선수들도 11랩에 피트인 했습니다.

15랩, 잠깐이지만 페라리 르클레르, 루이스 해밀턴이 1~2위에 위치했습니다. 미디엄 타이어를 끼고 시작한 게 유효했습니다. 노리스는 6랩 만에 5위로 복귀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도 느꼈지만, 안토넬리가 이번 경기에서도 중간중간 번뜩이는 실력을 보였습니다. 특히 20랩, 베르스타펀을 제치고 7위에 올라서는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안토넬리 특집을 다뤄달라고 하신 독자분이 계시던데, 상반기 이후 한 차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베르스타펀은 경기 내내 참 불운했습니다. 27랩에 벌써 2번 피트인을 했는데, 타이어 지연 이슈 등으로 모두 1~2초가량 지체되며 '자체 패널티'를 받았습니다. 2번의 피트인 후 그의 순위는 낯선 '20위'였습니다.

32랩, 변수 '세이프티 카'가 등장했습니다. 사인츠와 츠노다가 부딪힌 후 파편이 경기장에 떨어졌는데, 이게 위험할 수 있다는 주최측 판단이었습니다. 참고로 세이프티카가 출동하면 모든 차량은 세이프티카의 뒤를 따라야 하며, 추월은 금지됩니다.

대다수 드라이버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피트인, 새 타이어로 교체했습니다. 세이프티카가 출동하면 모든 드라이버들이 일정한 속도로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전략적으로 타이어를 교체할 수 있습니다.

세이프티카 나왔지만...역시 우승은 맥라렌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레인 서킷을 질주하는 차들. 뉴시스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레인 서킷을 질주하는 차들. 뉴시스
경기가 재개되자 20명의 선수들이 모두 가속을 시작했습니다. 불이 튀기며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이 입을 벌어지게 합니다. 가까워진 격차로 순위가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다만 1등과 2등, 피아스트리와 러셀만은 그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경기 내내 불운했던 베르스타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습니다. 작심한 그는 38랩에 6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카를로스 사인츠(윌리엄스)는 충돌로 경기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경기 막바지, 노리스가 다시 힘을 냈습니다. 그는 52랩에서 슬립스트림(차량간 공기 흐름을 이용해 속도를 높이는 기법)으로 해밀턴을 추월하며 4위에 올랐습니다.

경기 마지막 랩, 기어에 문제가 있는 러셀을 노리스가 추월 시도했지만, 베테랑의 모습을 보이며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종료됐습니다. 피아스트리가 1위를 기록했고 러셀이 2위, 노리스가 3위, 르클레르 4위, 해밀턴 5위, 베르스타펀 6위에 올랐습니다. 맥라렌은 이번 경기에서도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였고 베르스타펀도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습니다. 피아스트리는 경기 후 "정말 감사하다"며 "바레인 서킷에서 첫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루카 디 몬테제몰로 페라리 전 회장이 체커기를 흔드는 모습에 힘을 받은 것이었을까요. 이날 경기에서는 페라리 선수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습니다. 츠노다는 9위를 기록, 레드불 이적 후 첫 포인트를 받았습니다. 루키 베어먼은 10위에 올랐습니다. 이날 '드라이버 오브 더 데이'는 9위로 출발해 5위에 오른 해밀턴이 받았습니다.

F1 5라운드는 18~2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위치한 시가지 서킷에서 열립니다. 큰 변수가 없다면 퀄리파잉 이후 돌아오겠습니다. 이제 포디움에 없으면 어색한 맥라렌 두 선수. 5라운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모든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도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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