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양보 도출에 실패한 트럼프 정부 잇따라 불만 표출

[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계속된 이견으로 전쟁 종식이 어려워진다면 중재를 맡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19일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만일 양측 중 한쪽이 전쟁의 종식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면 미국은 중재 노력에서 물러날 것(take a pass)"이라면서도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화에서 물러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협상을 성사할 정말 좋은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협상 당사자인 양측을 모두 압박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신속한 합의를 원하냐는 질문에는 "아주 빨리 그렇게 되길 바란다"며 러시아에 놀아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나를 가지고 놀아나는 자는 아무도 없다"라고 일축했다.
이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미국이 중재 역할에서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한 가운데 나온 말이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파리에서 유럽 관리들과 회동한 후 "양측이 진심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돕고 싶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우리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며 "미국은 다른 우선순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실시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도 루비오 장관은 "평화로 가는 명확한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은 평화 중재 노력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 측과 여러 차례 협상했으나 러시아 측으로부터 핵심적인 양보를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 때문에 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에 한해 서로 공격을 중단하도록 합의를 중재했으나, 이 합의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지난 18일 기한이 종료됐다.
다만 이탈리아 로마를 찾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가능성과 관련해 "낙관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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