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중심부, 한국 대관 전초기지
백악관 반경 3㎞ 내외에 사무소 집중
전직 외교·정치 고위 인사 전면 배치
단순 대관 넘어 전략상황실로 진화
입법 모니터링 등 실시간 대응 강화
정부·기업·단체 연합 전선 본격화
![[서울=뉴시스] 한국 주요 대기업 미국 워싱턴 사무소 현황](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19/202504190902119074_l.jpg)
[서울=뉴시스]박현준 이창훈 유희석 기자 = 백악관과 의회, 국무부, 상무부 등 미국 정가의 핵심 기관들이 밀집해 있는 워싱턴DC 중심부. 이곳 백악관에서 반경 3㎞ 이내에 한국 주요 기업들의 대관 사무소들이 줄지어 가동되고 있다.
겉에서 볼 때는 평범한 사무실이지만, 이곳에선 미 의회 입법 대응과 정책 분석, 로비 네트워킹까지, 매일 매일 ‘총성 없는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는 평이다.
◆백악관 중심으로 '도보 10분' 내 사무실 확보
1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은 미국 워싱턴DC 소재 백악관과 연방정부 주요 기관에서 도보 10분 이내 거리에 대관 사무소를 줄줄이 운영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관계 인사 접촉과 입법 대응을 염두에 둔 최적의 배치다.
현대차와 포스코는 백악관 라파예트 광장 인근 L 스트리트에, LG와 SK는 백악관 동쪽과 서쪽으로 각각 F 스트리트와 코네티컷 애비뉴에 거점을 확보했다.
이어 삼성그룹은 백악관에서 4㎞ 떨어진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사무소를 가동 중이며, 한화그룹은 방산 중심의 사업 특성상 미 국방부와 국토안보부 건물과 가까운 크리스털 드라이브에 사무소가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기 앞서 발언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미국 백악관에서 "향후 4년동안 210억달러(약 30조8175억원)의 (대미) 신규투자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오른쪽 네번째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성 김 현대차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2025.03.25.](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19/202504190902125735_l.jpg)
◆'워룸' 되다시피한 대관 사무소 모습
최근 한국 기업들의 워싱턴DC 사무소는 단순한 대외협력 창구를 뛰어 넘어 전략상황실, 이른바 '워룸(war room)'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만큼 미국 대관업무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것으로 중량급 있는 인물 영입에도 주력하고 있다.
삼성은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를, LG는 백악관 출신 조 헤이긴을, 현대차는 미국 법제처 차관보 출신 로버트 후드를 각각 북미 대관 책임자로 선임했다. 하나 같이 워싱턴 정가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진단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드류 퍼거슨 전 연방 하원의원을 워싱턴사무소장으로 발탁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대관 업무를 총괄한다.
이들은 의원실 방문과 정치자금 행사 참석, 입법안 모니터링, 정무 브리핑 등 다각적인 활동으로 미 의회와 행정부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미국 의회 도서관의 토마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에서 개최한 '한미 경제인의 밤' 갈라 디너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2025.02.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19/202504190902182602_l.jpg)
◆'정부+기업+단체' 협업 체계도 강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기업들은 워싱턴DC에서 독자적인 대응보다는 정부·산하기관·단체와의 협업을 중시하는 흐름으로 업무의 큰 틀을 바꾸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 등 통상 정책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협상력을 확보하긴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철강·자동차를 넘어 반도체, 조선, 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대응 범위를 넓히며 미국 정부와 입법부를 상대로 '전면전' 양상으로 뛰고 있다.
한 국내 기업의 워싱턴DC 대관 담당자는 "이제는 정부와 단체, 기업이 자연스럽게 원팀으로 움직이는 구도가 됐다"며 "워싱턴 한복판에서 한국 산업계의 생존을 건 대관 업무가 조용하지만 살벌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hun88@newsis.com, heesu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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