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차량이 쉴 새 없이 지나가서 도로를 건너기가 정말 어려워요."
충북 청주시 문암생태공원 입구 앞 횡단보도에 보행자 신호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해당 횡단보도는 공원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지만, 차량 신호는 황색 점멸등을 운영하고 있고 보행자 신호등은 아예 설치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차량 흐름이 끊기지 않으면 도로를 건널 수 없어 길게는 5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문암생태공원 입구. 평일임에도 공원을 찾는 시민들로 인근 도로는 제법 붐볐다. 산책 나온 어르신, 유모차를 끄는 부모, 자전거를 타는 청소년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공원 입구 앞 도로를 건너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차량 신호는 황색 점멸등이 깜빡이고 있었고, 차량들은 도로를 빠르게 지나쳤다. 시민들은 차량이 드문 순간을 기다려 도로를 건너야 했다.
시민 A 씨(50대·여)는 "보행자 신호가 없으니까 그냥 감으로 타이밍을 보고 건너야 한다"며 "차들이 멈추지 않으니까 무섭다"라고 말했다.
두 아이와 함께 공원을 찾은 B 씨(40대·여)도 "아이들 데리고 건너려면 더 조심스럽다"며 "차가 계속 지나가니까 한참 서 있다 겨우 건넌다. 공원 입구인데 신호등 하나 없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보행자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이유는 2020년 청주흥덕경찰서 교통안전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안건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당시 위원회는 "신호를 운영하면 출·퇴근 시간대 교통 정체가 우려되고 인근 3순환로와 인접해 사고 위험이 높다"는 점을 들어 설치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평일에는 보행자 통행이 거의 없고, 주말에만 일시적으로 수요가 있는 수준"이라며 "신호등을 설치하면 차량 대기가 길어지면서 되레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불편 호소는 계속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이내에 '신호등이 없어 공원 접근이 어렵다'는 내용의 민원이 국민신문고에 3~4건 접수됐다. 지난해 1년간 접수된 관련 민원도 10건에 달한다.
민원이 지속되자 시청은 지난 14일 협의를 거쳐 흥덕경찰서에 교통안전심의위원회 소집을 공식 요청했다.
흥덕경찰서는 이에 따라 오는 25일 '문암생태공원 입구 신호등 설치'를 의제로 교통안전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교통안전심의위원회 결과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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