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귀궁'이 2025년 SBS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로 출발하면서, 벌써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18일 처음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귀궁'(극본 윤수정/연출 윤성식)은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김지연 분)와 여리의 첫사랑 윤갑(육성재 분)의 몸에 갇힌 이무기 강철이가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에 맞닥뜨리며 몸과 혼이 단단히 꼬여버리는 육신 쟁탈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귀궁'은 '흥행보장' 자리로 불리는 SBS 금토드라마로 시청자와 만났다. SBS 금토극은 꾸준히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자리로, 현실을 반영하되 판타지성이 강한 주인공, 명확한 권선징악 서사가 특징이다. 그러나 '귀궁'은 전작들과 다른 장르를 입었다.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 드라마가 다수 나왔지만 '마니아 장르'라는 인식도 여전하다. 기대와 우려 속에 베일을 벗은 '귀궁'은 여리와 이무기가 빙의한 윤갑이 궁궐에 입성하기까지 빠른 속도로 전개된 가운데, '복합장르물'의 장점을 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미스터리, 판타지, 로맨스, 코미디 등 모자르거나 과한 것이 없게 적당한 비율로 조합했다.
'귀궁'은 용이 되지 못하고, 악신이 된 이무기 강철이의 설화로 시작했다. 강철은 만신의 영이 맑은 손녀 여리의 몸을 차지하려 했다. 그러나 여리는 경귀석을 품고 강철이를 막았다.
세월이 흘러 궁궐에서 기이한 일들이 벌어졌다. 왕 이정(김지훈 분)의 아들인 원자(박재준 분)가 원인을 알 수 없는 광증에 시달리고 있던 것. 왕의 충신인 검서관 윤갑(육성재 분)은 무속의 힘을 빌려보자고 간언했다.
윤갑은 임금의 애체를 만들어 달라는 핑계로 여리에게 궁궐행을 제안했다. 궁으로 향하던 중 윤갑은 정적의 습격에 목숨을 잃는다. 이를 목격한 강철이는 윤갑이의 몸에 들어갔다. 여리는 윤갑의 혼령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졌다. 강철이가 들어간 윤갑과 실랑이를 벌이던 여리는 절벽에서 떨어졌고 궁궐에서 눈을 떴다. 죽었다가 살아 돌아온 윤갑은 인간의 삶도, 궁궐의 법도도 모르는 상태에서 좌충우돌 궁중 생활을 시작했다.
달고 맵고 짜고 온갖 맛을 볼 수 있는 '귀궁'이다. 이무기와 무녀의 흥미진진한 관계성과 서사, 궁중 미스터리 또 매회 등장하는 귀신 에피소드가 몰입도를 높였다. 여리와 윤갑의 첫사랑 이야기가 물들 때, 원한 섞인 귀신이 등장해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꾼다. 청춘 사극의 풋풋한 매력에 이어 묵직한 궁중 정치싸움이 진행되는 다채로운 재미를 가졌다.
남궁민, 김남길, 장나라, 지성 등 확고한 인지도를 가진 '금토극' 선배 주인공과 비교하면 육성재 김지연의 인지도가 약하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두 배우 모두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었다. 1인 2역을 연기한 육성재는 진중한 모습, 능청스러운 매력을 동시에 그리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피라미드 게임'으로 주목받은 김지연은 강단 있는 모습의 영매로 분했다. '영매'로 판타지를 담당하는 만큼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서는 더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귀궁' 1회는 9.2%(이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출발했다. 토일드라마들과 경쟁하는 2회는 8.3%로 다소 하락한 수치를 나타냈으나 초반부 기세가 좋은 '귀궁'이다. SBS 드라마 첫방송 시청률 기준, 올해 방송된 '나의 완벽한 비서' 1회 5.2%, '보물섬' 1회 6.1%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수치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중 11.9%의 '열혈사제2'를 제외하면 '커넥션' 5.7%, '재벌X형사' 5.7% '지옥에서 온 판사' 6.8% '굿파트너' 7.8%보다 높다. 이 드라마들이 모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한바, '귀궁'의 향후 성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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