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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4분기 연속 초저성장, 장기침체 빠져드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0 18:12

수정 2025.04.20 18:12

1·4분기 성장률 0.1% 이하 우려
경제 체질 개혁과 혁신으로 돌파
한국은행은 지난 17일 '올해 1분기 및 향후 성장 흐름 평가' 보고서에서 "1분기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은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예고대로라면 24일 공개될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를 밑돌거나, 플러스(+)를 유지한다고 해도 0.1% 이하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연합뉴스
한국은행은 지난 17일 '올해 1분기 및 향후 성장 흐름 평가' 보고서에서 "1분기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은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예고대로라면 24일 공개될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를 밑돌거나, 플러스(+)를 유지한다고 해도 0.1% 이하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연합뉴스
1·4분기 성장률이 0.1% 아래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17일 내놓은 '올해 1분기 및 향후 성장 흐름 평가' 보고서에 나온 내용이다. 자칫하다가는 마이너스 성장도 기록할 수 있다고 하니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2·4분기부터 -0.228%, 0.1%, 0.066%의 분기 성장률을 보였던 한국 경제는 이번에도 0.1%를 넘지 못하면 최초의 '4분기 연속 0.1%대 이하 성장' 기록을 남기게 된다. 저성장 시대의 본격 진입으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우리 경제에 벌써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은 맞지만, 단지 그것만이 성장률 추락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이미 일본식 장기침체의 입구에 들어선 것은 아닌지, 알 수 없다.

기업으로 보면 현대차와 SK하이닉스 정도가 선전하고 있고 다른 대기업들은 성장성이 거의 정점에 도달한 모습이다. 현대차 또한 지속적 혁신이 없으면 하루아침에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 그만큼 우리 산업과 개별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언제까지나 세계 시장을 호령할 듯하던 삼성의 현실을 봐도 그렇다.

미국을 이기겠다고 덤비는 중국의 기세는 우리를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하다. 많은 인구와 큰 영토, 일사불란한 국가 조직을 앞세운 중국의 돌진은 성과 도출의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우리의 기간산업이라고 할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화학 등에서 우리를 추월했거나 추월을 눈앞에 두고 있는 중국이니 인접국가인 한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이 중국을 그토록 경계하는 이유도 이런 급성장세 때문이다. 미국의 상호관세도 사실은 중국을 겨냥한 것일 수 있다. 한국이나 일본, 유럽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애꿎은 피해만 보고 있는 것일 수 있다. 한국의 저성장은 단지 최근에 벌어진 전쟁이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그 결과가 4분기 연속 0.1% 이하 성장률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올해 1~3월 성장률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과 경제체질 개혁이 없으면 한국 경제의 앞날은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선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고 경제 재도약을 위한 범국가적 협력이 요구된다. 위기의식이 없는 정치권이 가장 큰 문제다. 문재인 정부나 윤석열 정부나 경제 성과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국회는 막 자라려는 싹을 짓누르듯이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와 정치권, 기업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도 모자란 게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이다. 대형 위기가 한번에 몰려올 수도 있지만, 겨우 목숨을 연명하는 듯한 저성장이 지속되어 경제가 차츰 말라죽을 수 있다. 차라리 외환위기처럼 위기가 닥친다면 경제 주체들이 합심해서 이겨내려는 의지라도 솟아날 것이다. 언제 죽는지 모르고 죽는 이런 점진적 침체가 더 위험한 것이다.

그 조짐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해서 불안하기만 하다. 곧 출범할 새 정부에 기대를 걸어보겠지만, 물길을 바꿀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부흥을 이끌 사람을 지도자로 뽑아야 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없다. 몹시 다급한 때다. 권력 다툼, 이념 싸움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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