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관세협상에 촉각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맺은 멕시코와 캐나다가 상호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우리도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자동차는 그동안 한미 FTA에 따라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했지만, 이달부터는 25% 품목관세 부과가 시작됐다. 반도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언급하고 있는 데다 보조금 축소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때문에 이번 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재무·통상 장관이 동시에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한미 고위급 협의에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달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25% 품목관세 부과가 시작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품목관세 부과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여러 국가를 경유해 제조하는 만큼 상호관세 적용 범위와 기준이 복잡해져 경우에 따라 관세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한 반도체과학법(반도체법) 보조금 재협상을 시사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보조금을 아예 못 받게 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A경제단체 관계자는 "현재 캐나다, 멕시코는 USMCA에 합당한 품목은 면제를 받은 사례가 있으니 USMCA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도 한미 FTA를 활용해서 면제받을 수 있는 품목을 늘리는 전략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B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가주길 바라지만 지금은 공식적인 접촉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꺼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국 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먼저"라면서도 "한미 FTA를 존중하고, 한미 FTA 정신을 살려서 협상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앞으로 진행될 관세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세 문제는 국가 간 협상으로 풀어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권준호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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