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초반 흐름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과 김경수·김동연 후보의 2위 쟁탈전으로 요약됐다. 충청과 영남 경선 뚜껑을 연 결과 이재명 후보의 대세론은 예상보다 더 강고했고, 양 김(金)은 두 지역 합산 득표율 격차가 0.1%포인트(p)로 예측 불허의 접전이다.
'어대명'은 강고했다…이재명, 호남서도 90% 달성할까
남은 지역은 호남과 수도권이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광주·전남에서는 이낙연 후보에게 0.17%p 차이로 패했고, 전북에서는 16.07%p 차이로 이겼다. 전반전 합산 득표율이 약 90%에 달하는 이 후보가 호남에서도 90%를 넘길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충청권(19일)·영남권(20일) 경선에서 대의원·권리당원의 온라인·ARS 투표 합산 결과 득표율 89.56%를 기록해 다른 두 후보를 가볍게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지역별 세부 득표율은 충청권이 88.15%, 영남권이 90.81%이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대전·충남 54.81% △세종·충북 54.54% △대구·경북 51.12% △부산·울산·경남 55.34%이다. 굳이 지난 경선 득표율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어대명'이 굳어진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후보 입장에서는 '어대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호남 성적표이다. 이 후보는 지난 경선에서 당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46.95%의 득표율로, 47.12%를 기록한 이낙연 후보에게 패했다. 이재명 후보가 당시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에게 유일하게 패한 지역이 바로 광주·전남이다.
이번 경선이 전북을 합한 '호남권'으로 치러져 이재명 후보의 낙승이 예상되나, 앞선 두 경선과 달리 득표율이 80% 아래로 떨어지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4·2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은 이 후보의 현장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남 담양군수를 조국 혁신당에 내줄 만큼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이 후보는 선거 결과를 받아 들고 "담양의 민심은 더욱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호남 출신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 대표가 호남에서 상대적 열세를 보인다면 본선 경쟁에서 취약점으로 남게 된다.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정치적 상징성뿐 아니라 실질적 대권 경쟁력 면에서도 중요한 이유다.
호남권에서도 충청·영남과 같이 9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한다면 대선가도는 활짝 열리게 된다.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거쳐 현역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이란 점, 수도권 대부분이 친명계(친이재명계)가 장악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남은 관심은 한국 정치사에 역사적 경선 득표율을 기록하느냐 여부뿐이다.
단 0.1%p 차이, 승부는 이제부터…김경수·김동연 2위 쟁탈전 치열
'어대명'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김경수 후보와 김동연 후보의 2위 싸움으로 관심이 옮겨간다. 2등 달성은 두 사람의 향후 정치적인 입지를 고려할 때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타이틀이다.
'충청의 아들'을 내세운 김동연 후보는 충청 경선에서 7.54%의 득표율로 4.31%의 김경수 후보를 누르고 2위에 올랐다. '영남의 아들'을 내세운 김경수 후보는 영남 경선에서 5.93%의 득표율로 3.26%에 그친 김동연 후보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두 지역 득표율을 합산하면 김동연 후보가 5.27%, 김경수 후보가 5.17%이다. 0.1%p의 격차로 초박빙이다.
호남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수도권에서는 김동연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대선 경선에서 일으킨 호남 돌풍을 재현하겠다는 각오이다. 김동연 후보는 현직 경기도지사인 점을 앞세워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방침이다.
호남권은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 수의 합이 약 37만4000 명, 수도권은 약 55만 명에 달해 충청과 영남권 각 10만 명보다 적게는 세 배, 많게는 5배 큰 경선이다.
이제 남은 건 23일과 25일 열리는 두 차례의 토론회와 호남권, 수도권 합동 연설회이다.
두 후보는 앞선 TV토론회와 충청·영남 연설회를 통해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 차별화에 집중했다. 남은 기간에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해 보다 긴 호흡으로 당심 구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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