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日 10년 걸렸지만, 韓은 한 달 만에…동학개미가 대체거래소 살렸다"

뉴스1

입력 2025.04.21 06:02

수정 2025.04.21 08:47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넥스트레이드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넥스트레이드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넥스트레이드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넥스트레이드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다른 나라는 대체거래소를 활성화하는 데 10년이나 걸렸다고 하는데 우리가 한 달 만에 한 게 맞나 (스스로를) 꼬집어보기도 한다."
(서울=뉴스1) 강수련 신건웅 기자 =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한 달여 만에 일평균 거래대금이 3조 5000억 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지난 17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신생 거래 플랫폼이 이렇게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개인투자자가 사랑하는 넥스트레이드

넥스트레이드는 지난달 4일 출범한 이후 거래량, 거래대금이 꾸준히 늘어왔다. 800개 종목(거래정지종목 4개 제외)이 처음 거래됐던 지난달 31일 거래대금은 2조 5749억 원이었으나, 이달 17일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 4125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17일 거래대금 기준 시장점유율은 19%에 달한다.

특히 넥스트레이드로 인해 새로 생긴 프리마켓(오전 8시~오전 8시 50분),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오후 8시)까지 거래대금은 합쳐서 평균 1조 원을 달성했다.

다만 시장점유율 캡(15%)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점유율 제한은 거래대금이 아닌 거래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넥스트레이드는 3년간 거래량 기준 10%의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김 대표는 "큰 주식을 중심으로 거래하기에 거래대금으로는 20% 거래되고 있지만, 거래량을 기준으로 하면 시장점유율은 8~9% 정도"라고 말했다. 일본이 10년이 걸려 대체거래소가 10%대 점유율에 올라선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거래가 활성화된 것은 전적으로 '동학개미' 덕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의 98.6%가 개인투자자로 집계됐다. 기관은 1%, 외국인 비중은 0.4%에 그쳤다.

김 대표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이 신생 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됐다"며 "한국거래소와의 경쟁으로 일부 거래분을 가져온 것도 있지만, 시장을 창출한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안정성·낮은 수수료 매력…기관·외국인 기다리는 넥스트레이드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은 장점이자, 한계로 꼽힌다. 호가가 꼼꼼하게 채워지지 않으면서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프리마켓에서는 1주 주문에도 상·하한가를 오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대체거래소는 메인 거래소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발견보다는 거래 성사 기능이 더 크다"며 "그래서 동시 호가를 통해 공정 가격을 산출하기보다는 경쟁 매매를 선택했고, 일부 불안한 측면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며 보완하겠다"고 했다.

넥스트레이드가 가장 조마조마해하는 부분은 초기 단계에서 날 수 있는 시스템 오류다. 이러다 보니 김 대표도 매일 아침 7시가 되면 '시스템 안정성'부터 확인한다.

그는 "넥스트레이드 시스템은 출범 이후 전산 사고가 한 번도 나지 않았다"면서도 "아침마다 시스템이 잘 가동하는지 확인하며 늘 살피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시스템 안정성이 확보되고, 거래 규모가 늘어나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지난 10일 프리마켓에서 삼성전자가 400만 주가 거래됐고, 메인마켓보다 더 좋은 가격에 거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며 "기관들도 거래에 참여할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는데 가급적 빨리 들어와서 균형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전체 거래대금 중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5.6%로, 지난달 31일 대비 14배 늘었다.

김 대표는 "외국인은 매매를 정확하게 수행하는 트랜잭션(Transaction) 전문가들이 시장에 참가하고 있다"며 "이들이 우리 시장에 들어오면 한국거래소와의 호가창 두께 차이가 금방 해소되고, 시장의 효율성과 연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들은 1조 원이 거래됐다고 하면 곧 부자가 되겠다고 하지만 넥스트레이드의 수수료 수익은 3000만 원에 불과하다"며 낮은 수수료를 강조하기도 했다.

복수경쟁이 밸류업…높은 점유율에도 프리·애프터마켓은 '유지'

김 대표는 넥스트레이드가 70년 만에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를 깨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밸류업(value-up)'도 끌어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기업과 거래플랫폼(유통), 증권사(상품화)가 유기적으로 기능할 때 밸류업이 가능하다 생각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복수 경쟁 체제가 밸류업에 기여하는 바가 크며, 넥스트레이드의 연착륙은 자본시장에 좋은 선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종목별 점유율 제한폭 30%를 넘는 개별 종목들이 꽤 있다"며 "점유율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서 적어도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는 절대 종목을 축소하지 않고 메인 마켓을 중심으로 종목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6월부터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거래도 준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관련 상품 인가를 받으려면 연말쯤 가능할 것"이라며 "ETF의 경우 주식보다 인적·물적 자원 투자가 더 필요하다. 현재 ETF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는데 시설투자 등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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