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구독 3년 종료 시 고객에 소유권 이전
'3년짜리 중고가전 폐기' 고민 덜 수 있어
중고가전 재판매보다는 신제품 확대 집중
'3년짜리 중고가전 폐기' 고민 덜 수 있어
중고가전 재판매보다는 신제품 확대 집중


2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월 내부정책 변경을 통해 가전 구독 3년을 채우면 고객에게 소유권을 넘기기로 했다. 기존엔 3년 구독 시 △재구독 △반납 △인수(비용 추가) 가운데 한 가지를 택해야 했다. 구독 정책 변경에 따라, 이 계약기간을 채운 소비자들은 가전 소유권을 넘겨 받을 수 있게 됐다. 일선 판매 현장에는 이런 내용이 이미 하달된 상태다.
LG전자가 '반납 옵션'을 없앤 이유는 점차 쌓이게 될 중고제품 처리 고민과 환경 문제를 함께 고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3년밖에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더라도 반납 시에는 내부 규정상 전량 폐기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폐기 전 일부 부품을 재활용한다고 해도 결국 재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실제 소비자들이 반납보다 인수를 희망한다는 점도 생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는 이러한 결정으로 LG전자의 가전 구독이 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구독 후 반납하는 옵션이 아예 없어서 (LG전자의) 전략에 의문을 품는 시각이 있었다"며 "폐기 물량 감소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들이 반응도 우호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변경된 구독 정책에 따라 올해 LG전자 가전을 3년 계약하는 사람들은 오는 2028년부터 소유권을 가지게 된다. 지난해 이미 3년 계약을 한 소비자들도 계약 만료 이후 인수 여부를 택할 수 있다. LG구독 관련 상담사 A씨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3년 계약이 끝나면 제품은 소유권은 소비자에게 넘어가게 된다"고 했다. 다만, 구독 3년 이내 계약 종료 시에는 예외로 규정하고 '구독 해지' 된다. 이 경우 해당 가전은 반납해야 한다.
가전 구독 매출이 눈에 띄게 늘며 구독 완료 제품의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었던 LG전자 입장에서는 고민을 덜게 된 셈이다. LG전자는 그동안 3년 계약 후 반납된 가전을 재판매하지 못해 활용 방안을 고심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구독 매출은 2020년 5910억원에서 2021년 6400억원, 2022년 7344억원, 2023년 9628억원에서 2024년 1조6727억원으로 급증했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183%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2022년부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으로의 구독 품목을 늘린 점이 유효했다. 업계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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