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조성현 수방사 경비대장 증인신문서 신경전
"가능한 지시냐" vs "불가능한 지시 왜 내리는지 몰라"
"가능한 지시냐" vs "불가능한 지시 왜 내리는지 몰라"

[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정 내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처음으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 측과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측이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의 신빙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1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첫 기일과 달리 이날은 법정 내 촬영이 허용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이날 재판은 조 단장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측의 반대 심문으로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조 단장에게 "이번 사건의 핵심은 대통령이 군을 동원해 국회가 계엄 해제를 하지 못하게 한 뒤, 국회 기능을 영구적으로 불능 상태로 만든 것"이라며 "만약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작전계획을 세웠다면, 계엄 선포 2시간이 지나서야 병력을 국회에 출동시켰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 단장은 "제가 평가할 수 없지만 특이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양측은 조 단장의 증언 신빙성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지난 기일의 증언을 언급하며 "이런 지시가 있었다고 했는데 가능해 보이느냐"고 묻자, 조 단장은 "불가능한 지시를 왜 내리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정당성을 떠나 군사작전적으로 가능했느냐'는 질문에는 "군사작전적으로 할 지시입니까?"라고 반문한 뒤 "군사작전에는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을 수 없다. 왜 그렇게 지시했을까요? 잘 알고 계시는데"라고 응수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측은 조 단장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부하에게 '의원을 끌어내라'고 전달한 뒤 말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캐물었다. 이에 조 단장은 자신의 진술이 모두 사실이라며 "변호인이 가정하거나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조 단장은 오후에 이어진 증인신문에서도 계엄 당시 군이 투입되는 상황에 대해 "대테러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인지·판단할 근거는 하나도 없었다"며 윤 전 대통령 측에 불리한 증언을 이어갔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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