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6.5%·가전 29% 감소
美·中 등 6개 시장에서 줄어들어
우회수출 통로 홍콩은 22% ↓
자동차 등 부품관세 줄줄이 예고
당분간 수출 여건 악화 불가피
美·中 등 6개 시장에서 줄어들어
우회수출 통로 홍콩은 22% ↓
자동차 등 부품관세 줄줄이 예고
당분간 수출 여건 악화 불가피
![관세폭풍 이제 시작인데…반도체 뺀 9개품목 모두 마이너스 [4월 수출 휘청]](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21/202504211843451426_l.jpg)
미국발 '관세폭풍'이 수출을 강타할 조짐이다. 4월 중순(1~20일)까지 수출이 1년 전 대비 5.2% 감소하면서 미국발 관세전쟁 여파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지표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국가별 상호관세 중 한국에는 기본관세 10%만 부과됐다. 나머지 상호관세율은 90일간 유예됐다. 하지만 4월 20일까지의 실적만으로도 수출 경고등이 켜졌다.
■美 수출 14.3%↓…우회수출도 타격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4월 1~20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2% 줄어든 339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340억달러로, 같은 기간보다 11.8% 줄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억달러 적자였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 중 수출 감소세가 주목된다. 미국발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면 수출여건이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다. 올 1·4분기에도 조짐은 보였다. 올해 2월과 3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1·4분기 전체로는 감소했다. 총수출액은 지난해 3·4분기 10.5%, 4·4분기 4.2% 각각 늘었지만 올 1·4분기에는 2.1% 감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경제동향(4월호)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국제 통상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전망에도 4월 중순까지의 수출실적은 예상보다 감소폭이 컸다. 중국에 이어 2위 수출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었다. 1위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같은 기간 3.4% 줄었다. 유럽연합(EU)과 대만 등으로 수출은 각각 13.8%, 22.0% 증가했지만 베트남(-0.2%), 일본(-14.7%), 홍콩(-22.4%), 말레이시아(-5.6%) 등 상위 10개 수출시장 가운데 미국, 중국을 비롯한 총 6곳에서 전년 동기 대비 수출 감소세가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우회수출 통로였던 홍콩으로는 수출액이 22.4% 줄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갈등 첨예화로 홍콩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품목별 수출실적은 더 심각했다. 반도체만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고, 나머지 9개 품목은 모두 감소했다. 반도체는 현재 미국 측에서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 승용차가 6.5% 줄었고, 가전제품은 29.2%나 감소했다.
수출환경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대미 수출 구조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은 대미 직접수출뿐 아니라 제3국을 경유하는 우회수출까지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대미 우회수출은 약 440억달러였다. 직접수출액(1278억달러)과 우회수출액을 합산하면 국내총생산(GDP)의 약 9.4% 규모에 달한다.
신지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1기 때 관세정책은 중국에 집중돼 베트남, 동남아 등으로 선회가 가능했지만 2기 때는 대부분 주력 수출품목이 포함돼 우회수출 전략도 실효성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차 부품 관세 예고…수출여건 악화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지난 3일부터 부과됐다. 자동차 부품 관세는 내달 3일부터 발효된다. 철강, 알루미늄은 이미 부과가 시작됐다. 미국은 한국에 적용키로 한 상호관세 가운데 기본관세 10%만 부과하고, 나머지 상호관세율 15%는 90일간 유예했지만 품목관세는 속속 부과가 예고됐다.
따라서 향후 수출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반도체, 목재, 의약품 등에 대해서도 향후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따라서 사실상 0%에 가까운 기존의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는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
미국발 관세전쟁 격화는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 글로벌 성장 둔화로 연결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이번 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총회'에서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월 제시했던 3.3%보다 하향한 2%대 후반까지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성장률 하향 조정은 우리 수출엔 악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0일까지 수출이 감소했지만, 관세전쟁 타격이 본격화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90일 유예가 끝나고, 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 부과 여부가 확정된 후인 올여름께야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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