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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성장 비결요? 일의 양보다 질 높였죠" [fn이사람]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2 18:10

수정 2025.04.23 20:23

이승욱 뉴라이즌 대표
오래 일하는 것보다 몰입 더 중요
4일제·펫로스 휴가 등 과감히 시도
효율 높이려 불필요한 회의 줄여
3년간 매출 80% 올라… 실험 성공
이승욱 뉴라이즌 대표 뉴라이즌 제공
이승욱 뉴라이즌 대표 뉴라이즌 제공

"성과와 일과 삶의 균형은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우리 방식이 유일한 정답은 아닐지라도, 또 하나의 가능성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주 4일제, 자율근무제, 펫로스 휴가까지. 부산의 필터 소재 기업 뉴라이즌은 누구보다 빠르게, 또 과감하게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시도해왔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창업자인 이승욱 대표(사진)가 있다.

"단순한 복지 제공이 아닌, 일과 삶의 균형을 회사 운영의 원칙으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최근 3년간 매출 80% 증가라는 결과로 자신의 실험을 입증해내고 있다.

이 같은 시도로 뉴라이즌은 고용노동부가 인증하는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며,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근무 문화를 실현한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대표는 "성과는 일의 양이 아니라 몰입의 질에서 나온다"며 "제도 운영보다 중요한 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신뢰 기반의 조직문화"라고 22일 강조했다.

뉴라이즌은 지난 2020년 '씨에이랩'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생활가전용 필터를 개발하던 이 대표는 누구나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창업에 나섰고, 이후 반도체·정수기·수처리 필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2023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그가 '시간보다 몰입'이라는 원칙을 실천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주 4일제다. 2021년 뉴라이즌은 부산 지역 최초로 전면적인 주 4일제를 도입했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이 대표는 "창업 전부터 오래 일하는 문화가 과연 효율적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결국 성과는 시간보다 집중에서 나온다고 판단해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주 4일제 시행 이후 뉴라이즌 구성원의 주간 평균 근로시간은 30.9시간. 하지만 급여는 줄지 않았다. 이 대표는 "주 5일제 수준의 보상을 유지하려 노력했다"며 "그 결과 구성원들의 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와 회의는 줄이고, 실시간 협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는 "불필요한 일의 반복보다 각자가 책임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결과 중심의 문화가 정착되면서 자율성과 몰입도도 동시에 올라갔다"고 전했다.

이런 실험은 구직 시장에서도 통했다. 최근 입사한 인재들 중에는 뉴라이즌의 철학과 근무 방식에 끌려 자발적으로 지원한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한편 자율 출퇴근제도 뉴라이즌의 핵심 제도 중 하나다. 출근 시간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각자의 생활 리듬에 맞춰 근무할 수 있다.

뉴라이즌은 국내 기업 가운데 드물게 '펫로스 휴가'도 운영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직원들이 늘면서 그 이별의 순간도 조직이 함께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 밖에도 건강검진 확대, 운동 지원, 의료기관 제휴, 아이디어 포상 등 다양한 시범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공들였지만 없어진 제도도 있다. 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그걸 조직에 정착시키는 일이 훨씬 어렵다"면서 "뉴라이즌은 매달 부서 간 회의를 통해 제도 운영 상태를 점검하고, 시행착오를 피드백 삼아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다듬고 있다"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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