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LG전자 "3년 구독시 ‘조건 없이’ 가전 소유권 이전"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2 05:00

수정 2025.04.22 18:16

구독사업 정비… ‘반납 옵션’ 없애
중고제품 최소화·환경 문제 해결
"폐기물량 줄어 수익성 개선 기대"
LG전자가 가전 구독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반납 옵션'을 없앴다. 3년 구독 시 '조건 없이' 가전 소유권을 소비자에게 넘기기로 한 것이다. 정비 후 재판매하는 '리퍼비시' 사업도 선택지로 고려돼 왔으나, 가급적 신제품 판매 및 구독 강화에 힘을 싣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4년간 매출이 3배 이상 성장하면서 덩달아 증가해 온 '3년짜리 중고가전'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LG전자는 그간 반납된 가전을 전량 폐기해 왔다.

아울러 3년 구독 후 가전을 인수하고자 하는 소비자 니즈도 고려했다는 게 LG전자 입장이다.

2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월 내부정책 변경을 통해 가전 구독 3년을 채우면 고객에게 소유권을 넘기기로 했다. 기존엔 3년 구독 시 △재구독 △반납 △인수(비용 추가) 가운데 한 가지를 택해야 했다. 구독 정책 변경에 따라, 이 계약기간을 채운 소비자들은 가전 소유권을 넘겨 받을 수 있게 됐다. 일선 판매 현장에는 이런 내용이 이미 전달된 상태다.

LG전자가 '반납 옵션'을 없앤 이유는 점차 쌓이게 될 중고제품 처리 고민과 환경 문제를 함께 고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3년밖에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더라도 반납 시에는 내부 규정상 전량 폐기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폐기 전 일부 부품을 재활용한다고 해도 결국 재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실제 소비자들이 반납보다 인수를 희망한다는 점도 생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는 이러한 결정으로 LG전자의 가전 구독이 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구독 후 반납하는 옵션이 아예 없어서 (LG전자의) 전략에 의문을 품는 시각이 있었다"며 "폐기 물량 감소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들이 반응도 우호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변경된 구독 정책에 따라 올해 LG전자 가전을 3년 계약하는 사람들은 오는 2028년부터 소유권을 가지게 된다. 지난해 이미 3년 계약을 한 소비자들도 계약 만료 이후 인수 여부를 택할 수 있다.

LG전자의 구독 매출은 2020년 5910억원에서 2021년 6400억원, 2022년 7344억원, 2023년 9628억원에서 2024년 1조6727억원으로 급증했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183%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2022년부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으로의 구독 품목을 늘린 점이 유효했다. 업계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