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업종 중심 대출 연체율 급등
2분기 중기 신용위험 상승 예측
가계 채무상환 능력도 떨어져
한은 "은행 대출태도 강화될 것"
2분기 중기 신용위험 상승 예측
가계 채무상환 능력도 떨어져
한은 "은행 대출태도 강화될 것"

올해 2·4분기 가계와 중소기업에 대한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가 강화될 전망이다. 도·소매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가계부문도 채무상환 능력 저하로 신용위험도가 전분기 대비 두 배 이상 뛰면서 은행들의 여신건전성 관리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전망한 올해 2·4분기 신용위험지수(종합)는 20으로 집계됐다. 전분기(15)보다 5p 높은 수치다.
한은은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크게 완화·증가-다소 완화·증가-변화 없음-다소 강화·감소-크게 강화·감소)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로 산출했다.
대출 주체 가운데 신용위험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중소기업으로 나타났다. 2·4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22로, 대기업(8)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크게 오른 결과다.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2024년 6월 0.58%에서 12월 0.62%로 뛰었다. 업종별로 도소매업은 같은 기간 0.75%→0.86%, 제조업은 0.61%→0.70%로 각각 상승했다.
이처럼 2·4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으로 예측되면서 은행 대출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의 경우 중소기업은 올해 2·4분기 -6로 전분기(0)보다 악화됐다.
이에 따라 남은 상반기까지 중소기업의 자금줄이 마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4분기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전년 같은 기간(9조1817억원 증가)의 10분의 1 수준(9632억원)에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증대 등에 따른 여신건전성 관리 기조 등으로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대출태도가 다소 강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가계의 신용위험도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올해 2·4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17로 전분기(8)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소득개선세 둔화,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신용 경계감이 지속된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6월 0.62%에서 올해 2월 0.83%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0.24%에서 0.29%로 올랐다.
이에 가계에 대한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주택의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 14에서 올해 2·4분기 -6으로 강화 우위로 돌아섰다. 가계일반도 같은 기간 8에서 -8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2월에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지난달 공개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등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른 금융권의 자율관리 등으로 대출태도가 다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4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11)는 전분기(14)보다 3p 하락했다. 수요 증가 전망이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감소보다 많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6에서 11, 19에서 25로 상승한 가운데 가계주택(6)과 가계일반(14)은 전분기와 같았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대출 수요는 1·4분기 중 늘어난 주택거래, 신용대출 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기업의 대출 수요도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운전자금 수요 등 때문에 불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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