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 앞세워 日시장 승산있다 판단
지난달 中서 '분단위' 면담 직후
삼성전기, BYD서 대규모 수주
이번 출장 보따리에도 관심 쏠려
지난달 中서 '분단위' 면담 직후
삼성전기, BYD서 대규모 수주
이번 출장 보따리에도 관심 쏠려

[파이낸셜뉴스] "과거엔 2박3일 정도였는데, 이렇게까지 회장이 길게 있었던 적이 없었다."
지난 3월 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에 약 7박8일간 출장을 다녀온 직후 중국 현지에서 나온 반응이다. 당시 이 회장은 '분 단위'로 중국 베이징, 선전 등을 오가며 중국 시진핑 주석 면담 및 샤오미·BYD 등 중국 자동차 기업들을 밀착 접촉하며 '긴 출장'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장 직후 삼성전기가 중국 BYD에서 수천억원 단위로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수주에 성공하면서, 이 회장의 글로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달 초 이 회장의 일본 출장 역시 7박8일간 '긴 출장'으로 전개돼 이 회장이 안겨다줄 다음 수주 보따리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日에선 '스마트폰'·中에선 '전장'공략
22일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이뤄진 일본 출장에서 NTT도코모, 소프트뱅크 등 일본을 대표하는 주요 통신사들과 전격 회동하는 한편, 삼성과 오랜세월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부품·소재·장비기업, 휴대폰 및 가전 판매점을 비롯해 미쓰비시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은행권, 미쓰비시상사 등 종합상사,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등과 두루 접촉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방문처는 일본 3대 통신사 방문과 은행권이다. 일본 휴대폰 시장 재공략으로, 정체 상태인 글로벌 휴대폰 판매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공지능(AI)폰인 갤럭시 S25 시리즈를 앞세운다면, 급변하고 있는 시장 환경에 충분히 대응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아이폰 최대 공급처이자, 삼성전자의 일본시장 '마지막 관문'격인 소프트뱅크가 지난 2월부터 전격적으로 갤럭시 S25 시리즈 취급에 나선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소프트뱅크가 갤럭시 S시리즈 판매에 나선 것은 S6(2015년)이후 10년 만이다. 애플 아이폰(일본 시장 점유율 49%·2024년 기준)만으로는 AI폰에 대한 시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갤럭시 S시리즈 공급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지난 2월 초 손 회장과의 면담 당시, 노태문 당시 MX사업부장(사장)을 동석시켰던 것도 일본 시장 재공략을 위한 행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이 현재 한자릿수(6%)인 일본 내 휴대폰 시장(연 3200만대·세계 4위)점유율을 두자릿수로 올릴 수 있다면, 사실상 신시장 개척 효과나 다름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일본 현지 세일즈 활동과 관련 "일본은 이통사가 스마트폰 판매 뿐 아니라 마케팅까지 지원하는 구조"라며 "일본 내 갤럭시 스마트폰 마케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맞춤형 광폭 세일즈 주목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중국에서는 자동차 전장 부품을 중심으로, 일본에서는 휴대폰 및 반도체 소재 등을 중심으로, 미국에서는 첨단 반도체와 관련한 지역별 맞춤형 세일즈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미국 출장의 경우, 과거 중국·일본에 비해 긴 20일 이상 장기 출장에 나선 사례가 있는 만큼 한미 관세협상 및 반도체 보조급 협상 전개 상황을 지켜보면서, 미국 내 네트워크 재가동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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