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프란치스코 계승 진보파 vs 전통 보수파… 亞 출신 가능성도 [차기 교황에 쏠린 눈]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2 18:31

수정 2025.04.22 18:31

내달초 추기경 회의 ‘콘클라베’
중도·진보 교황청 ‘2인자’ 파롤린
전통신앙 강조 헝가리 출신 에르되
‘亞프란치스코’ 필리핀 타글레 주목
교황 장례식 26일 성베드로 대성당
제267대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가 다음 달 초로 예정되면서 교황 후보로 7~20명의 추기경들이 거론되고 있다. 왼쪽부터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마테오 마리아 주피 추기경,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 레이먼드 리오 버크 추기경,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 추기경. APAFPEPA 뉴시스연합뉴스
제267대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가 다음 달 초로 예정되면서 교황 후보로 7~20명의 추기경들이 거론되고 있다. 왼쪽부터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마테오 마리아 주피 추기경,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 레이먼드 리오 버크 추기경,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 추기경. APAFPEPA 뉴시스연합뉴스

교황 선거가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양한 추기경들이 차기 교황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외신들은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책을 이어갈 진보 세력, 가톨릭 전통 회복을 주장하는 보수 세력의 대립을 예상하면서 아시아·아프리카 출신 교황 가능성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서방 외신들은 21일 보도에서 저마다 7~20명에 이르는 여러 추기경을 차기 교황 후보로 소개했다.

■교황 최측근 진보 인사들, 전임 유지 잇나?

우선 외신들은 교황청의 '2인자'로 불리는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지목했다. 올해 70세인 그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올라 교황청 국무원 총리직을 맡고 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11년 동안 함께 지낸 인물이며, 교황에 선출된다면 전임자의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NYT는 파롤린이 중도·진보 성향으로 외국어에 능통한 외교 전문가라고 분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또 다른 후계자는 역시 이탈리아 출신인 마테오 마리아 주피 추기경(69)이다. 2019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오른 주피는 이탈리아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 포용과 빈민 구제를 주장한 인물로, 프란치스코 교황과 사상적으로 가장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톨릭 전통 원하는 보수파 부상

역사상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으로 기록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출신만큼이나 여러 파격적인 정책을 내놨다. 그는 정통 보수파의 불만을 샀으며 일부 추기경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가톨릭 사제의 동성 커플 축복을 허용하자 이에 반대하기도 했다.

보수 진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교황 후보는 헝가리 출신의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73)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닌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추기경으로 서임(2003년)한 인물이다. 그는 교회법 전문가로 이혼 혹은 재혼한 신자들이 성찬을 받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2019년 인터뷰에서 갈수록 세속적으로 바뀌는 세계에서 "전통적인 가톨릭 신앙의 불꽃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에르되 외에도 미국의 레이먼드 리오 버크 추기경(77), 독일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78) 등이 교황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신자 늘어나는 아시아·아프리카 교황 가능성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례가 있는 만큼 아시아나 아프리카 출신 교황이 탄생할 수도 있다. 특히 두 지역은 갈수록 신자가 줄어드는 유럽과 달리 가톨릭 신자가 급증하는 지역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첫 아시아 출신 교황 가능성을 주장하며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7)에 주목했다. 중국계 필리핀인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그는 이탈리아어와 영어에 능통하며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찬가지로 청빈한 일상으로 유명했다. 그는 필리핀 신학교에서 약 20년간 생활하면서 방에 에어컨과 TV를 두지 않았고, 주교가 된 이후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 불리는 그는 사상적 경향조차 프란치스코 교황과 비슷하다.

한편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 주재로 열린다고 발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