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맞춤 정책으로 승부" vs "호남 민심만 공략"
'비명횡사' 논란 여조업체 관해서도 상이한 대응
당 지지자들은 김경수에 상대적으로 가점 주는 분위기
'비명횡사' 논란 여조업체 관해서도 상이한 대응
당 지지자들은 김경수에 상대적으로 가점 주는 분위기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경수, 김동연(왼쪽) 제21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5.04.16. suncho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16/202504161036561869_l.jpg)
[파이낸셜뉴스] 앞선 충청권·영남권 민주당 경선에서 각각 88%, 90%의 득표율로 사실상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점쳐지는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놓고 이른바 '2김(金)'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김동연의유쾌한캠프 사무실에서 수도권·강원·제주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수도권 도지사로서 수도권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 갖고 있다"며 △인천 해양 특화 도시 추진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수도권 교통 혁신 추진 △강원특별자치도 추진 및 한반도 평화 중심지 기능 강화 △제주도 글로벌 관광 중심지 조성 등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전날에도 △5.18 민주 항쟁 정신 헌법 반영 △호남권 광역 교통망 확충 △전남 의료대학 신설 및 서남권 공공 의력 확충 ·시설 강화 △2036년 전주 하계 올림픽 유치 지원 등 호남권 지역 공약을 발표하며 현역 지자체장으로서 정책 전문성을 소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소위 '비명횡사' 의혹이 제기된 여론 조사 업체의 경선 개입과 이에 대한 민주당 선관위의 미적지근한 모습을 비토하기도 했다.
반면, 김경수 후보는 이와 사뭇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전주에서 열린 민주당 전북 당원과의 간담회에서는 영호남 지역 차별과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젊은 층이 줄어드는 점을 거론하며 "국가의 운영틀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전국 권역을 나눠 지방 정부들이 최소 1년에 30조 원 자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예산을 나눠줘야 한다"고 했다. 이날 낮에는 광주 양동시장으로 이동한 김 후보는 광주가 '처가댁'임을 내세우며 "자영업자 문제를 함께 풀고 민주당 세 후보가 하나로 힘을 모아서 압도적인 정권 교체를 해내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 및 메가 샌드박스 지정을 통한 AI 중심도시 육성 △지역대학·연구소·기업이 함께 AI 인재를 양성하는 체계 마련 △전남 지역의 숙원사업인 의대 신설 등 이전 경선 접전지였던 충청권과 영남권에서는 발표하지 않은 지역 특화 공약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에게 유리한 경선 판을 깔고 있다는 여론조사 업체 의혹에 대해서는 일언반구하는 모습이었다.
이른바 '2김' 후보가 호남과 수도권·강원도 및 제주도 경선을 남기고 이처럼 상이한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각각 이번 경선을 내년 지방선거와 당 복귀를 위한 민심을 얻기 위한 마중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연임을 노리는 김동연 후보는 대통령실과 국회의 세종 이전을 비롯해 민주당 측의 지방 분권 비전의 실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권역별 특화 공약을 내세워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김경수 후보는 해묵은 영호남 지역 차별 및 지역 감정 등과 더불어 70년대 국가 주도 경제 개발 시절 영남보다 상대적으로 홀대받았다고 느끼는 호남 유권자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현장 스킨십 전략'을 구사했다. 이는 '영남 출신', '친문계' 등 배경을 활용해 역으로 호감을 사고 대통령실 세종 이전, 지방 분권제 등 전통적인 민주당 기조에 집중해 향후 유력 대권 후보인 이 후보가 정권을 잡을 시 민주당 지지자들의 환대를 바탕으로 당에 복귀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현재로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김동연 후보보다 김경수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가점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 양동시장에서 만난 60대 상인 A씨는 "둘 다 좀 더 (정치적)커리어를 쌓아야 한다"면서도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도리를 모르는 사람 같다"고 일축했다. A씨는 "이재명이 양보해줘서 경기도지사를 하게 됐는데 자기가 잘나서 도지사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듯 하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이 후보한테 유리한 경선이란 둥 공정성을 논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김경수 후보가 '이재명 일극 체제'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사는 데에도 다소 시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청주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에 온 40대 경기도 거주자 B씨는 "윤석열 정부에서 이재명과 다른 민주당 사람들이 다같이 고생하는 동안 김경수는 혼자 외국에 나가 뭘 하고 있었나"라며 "윤석열이 탄핵되니 '이때가 기회다' 싶어 낼름 귀국해 숟가락을 얹으려는 모양새가 보기 좋지는 않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김동연 #김경수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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