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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경기, 실탄 늘리자" 토지·건물 내다파는 기업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2 18:32

수정 2025.04.22 18:47

삼익뮤직 279억·영흥 596억 등
올해 상장사 8곳 자산 처분 나서
미국 관세발 경기 불확실성 고조로 현금을 늘리려는 상장사들의 자산매각이 늘고 있다. 선제적 리스크 대응 등을 위한 실탄 마련 움직임으로 풀이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유형자산 처분에 나선 기업은 8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5곳과 비교해도 늘어난 규모다. 올해 유형자산 양도에 나선 상장사도 6곳에 이른다.



삼익악기의 계열사인 삼익뮤직의 경우 경영 효율화를 위해 내달 2일까지 279억원 규모의 토지 및 건물을 처분키로 했다. 코스피 상장사인 영흥은 지난 15일 596억원 규모의 경남 창원 토지 및 건물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전체 자산 총액의 11.62%에 해당하는 규모로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추가 확보가 주된 목적이다. 지난달에는 SB성보가 현금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 강남구에 보유한 토지와 건물을 팔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950억원으로 자산 총액의 43%에 달하는 금액이다.

코스닥 상장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7일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기업 베셀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경기 수원시의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금액은 260억원으로 이는 자산 총액 대비 절반에 해당한다. 지난달에는 전자기기용 트랜스 제조 기업 에이텀과 피팅·밸브 제조 전문기업 비엠티가 각각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산 처분에 나섰다.

경기 침체와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자산 매각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경기가 악회될수록 몸집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들의 자산 매각이 늘어난다.

갈수록 낮아지는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기업들의 위기감을 키웠다. 골드만삭스,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주요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1%대 수준이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상장사들이 현금 확보 차원에서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며 "기업에 가장 좋은 건 영업활동에서 나오는 현금 흐름이 개선되는 것인데 당장 경기 전망을 살펴보면 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유형자산 매각이 계획대로 잘 마무리되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시각도 있다. 매매대금 미지급 등 매각에 차질이 생겨 다른 현금 마련 방안을 구해야 하는 경우도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코스닥 상장사 그린리소스는 인천에 보유한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려 했으나 매수자의 지불 능력 부족으로 매매 계약이 취소됐다. 광진실업 역시 매수자가 잔금 지급을 제때 하지 못해 올해 초 유형자산 양도 결정을 철회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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