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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문 닫고 도망"…배터리 폭발로 '몸 90% 화상' 입은 中남성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3 04:00

수정 2025.04.23 04:00

배터리 과열 폭발, 호흡기 손상…왼손 손가락 두 개 절단
문 닫고 도망가는 친구 언급…"리자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
친구가 집 안에서 충전한 전기 자전거 배터리가 폭발해 몸 90%에 심한 화상을 입은 중국 남성 두준하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친구가 집 안에서 충전한 전기 자전거 배터리가 폭발해 몸 90%에 심한 화상을 입은 중국 남성 두준하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20대 남성이 집 안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 자전거 배터리가 폭발해 심한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대학생 두준하오(22)는 지난여름 중국 후베이성의 한 아파트에서 친구인 대학생 리자준과 함께 살고 있었다.

배달 기사로 일하던 리자준은 한 달에 300위안(약 6만원)을 주고 전기 자전거를 빌렸다. 두준하오가 계속 위험하다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리자준은 집에서 전기 자전거 배터리를 충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전기 자전거 배터리가 과열돼 폭발하며 불이 났고 문 가까이에서 자고 있던 리자준은 당장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파트 복도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그가 아파트 복도로 달려 나가 소화기를 집어 든 다음 집으로 돌아갔으나 집안의 불길을 보고 문을 닫고 도망치는 모습이 담겼다. 두준하오는 여전히 집 안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결국 이 사고로 두준하오는 몸 90%에 화상을 입었다. 호흡기가 손상됐으며 왼손 손가락 두 개도 절단해야 했다. 두준하오는 “리자준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모님은 나를 구하기 위해 곳곳에서 돈을 빌려야 했고, 내게 피부를 기증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고통을 겪으셨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개월간 12번의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았다. 피부 이식을 위해 그의 아버지도 수술대에 다섯 번 올랐다.

결국 두준하오의 가족은 치료비와 기타 생활비로 280만 위안(약 5억 4400만원) 이상을 썼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총 260만 위안(약 5억원)의 기부금을 모았으나 더는 기부금에만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두준하오 가족은 토로했다.

리자준 측은 두준하오에게 단 1만 위안(약 194만원)만을 보상했다고 한다. 리자준 가족은 “가난해서 돈을 더 이상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SCMP에 따르면 리자준은 지난해 12월 초 과실치상 혐의로 구금됐다.

두준하오는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부모님의 희생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며 “최대한 빨리 회복해서 대학에서 졸업 사진을 찍고 싶다”고 호소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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