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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일본이 이지경까지"…도라에몽 고향서 하룻 밤사이 사라진 동상 4개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3 07:46

수정 2025.04.23 07:46

언론, "동상보다 구리 때문에 훔쳐간 것으로 보여"
日 AI·관세전쟁 등 구리값 상승… 구리 절도 늘어
도야마현 다카오카시 '동상의 거리'에서 명물이었다가 도난 당한 체조소년 동상. /사진=아사히신문
도야마현 다카오카시 '동상의 거리'에서 명물이었다가 도난 당한 체조소년 동상. /사진=아사히신문

[파이낸셜뉴스] 도라에몽의 고향이자 에도 시대 건축물 보존 지구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일본 도야마현 다카오카시에서 동상 4개가 하룻 밤사이에 사라졌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지난 12일 비슷한 무게의 동상 4개를 절도범이 가져가는 모습이 방범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고 22일 보도했다.

범행은 '동상의 거리(銅器のまち)'라 불리는 다카오카시의 가나야마치에서 발생했다. 영상에는 금속 공예품을 판매하는 상점 앞에 검은색 차량이 멈춘 뒤 두 명의 그림자가 나타나 동상을 들어 차량에 싣고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3분에 불과했다.



상점 앞에 있던 동상은 '체조소년 코우하치로 군' 동상이다. 오른손을 들고 왼쪽으로 몸을 기울여 체조하는 모습으로 아이들과 관광객들에게 관광 명소가 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상점 대표인 오데라 야스타(47)는 "그날 아침 6시 반쯤 동상이 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며 "미술품이 아니라 금속 원료로서 훔쳐간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꼭 돌려받고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오데라의 말대로 이번 절도 사건은 동상이 목적이 아니라 구리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일본에서는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구리 절도가 급증하고 있다. 앞서 야마가타현 요네자와시의 한 창고에서도 보관 중인 2700개의 폐 수도계량기가 사라졌다. 피해규모는 245만엔(약 2500만원)으로 추산됐다. 계량기는 주로 구리로 만들어진다.

가나가와현에서는 공원 건물의 동판이 모두 뜯겨 나가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전기차, 인공지능(AI) 등으로 구리 수요가 늘어난 데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구리 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구리 절도 사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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