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19조 매도폭탄' 외국인, 관세 무풍주는 사모았다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3 18:28

수정 2025.04.23 18:28

미디어·엔터·방산주 사고
자동차·이차전지주 팔아
외국인 매도세 정점 분석도
'19조 매도폭탄' 외국인, 관세 무풍주는 사모았다

외국인이 올해 한국 증시에서 발을 빼는 와중에도 '관세 무풍지대' 주식 지분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18조원 넘게 주식을 순매도한 와중에도 매수 우위를 보인 업종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총 18조856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에도 지난 10일 단 하루 4363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내내 순매도 행진이다.

시장에서는 환율 압박과 트럼프 관세 리스크, 실적 불안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매도를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중국과는 서로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분별한 관세로 이달 1~20일까지 대미국 수출은 1년 전 대비 14.3%나 감소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글로벌 관세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국내 종목에 대한 지분율을 차츰 높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는 미디어·엔터 업종이다. 특히 엔터 업종의 경우 음원·공연·콘텐츠 매출에서 관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외국인 지분율 같은 기간 9.15%에서 14.41%로 5.26%p 증가했다. 큐브엔터 역시 3.22%에서 6.74%로 3.52%p 늘었다. 애니메이션 기업인 SAMG엔터의 외국인 지분율의 경우 올해 초 4.23%에서 22일 기준 14.51%로 10.28%p 늘었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관세 이슈와 중국과의 분위기 개선이 엔터 업종의 1·4분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면서 "1·4분기 실적 저점을 통과한 후 2·4분기에는 메가 지식재산권(IP)들의 활동 증가라는 모멘멘텀이 기다리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방산주에 대한 기대감도 놓지 않는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43.59%에서 47.31%로 3.7%p 늘었다. LIG넥스원 역시 25.37%에서 28.73%로 지분을 늘려갔다. 국내 방산기업의 경우 미국 외 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인 때문에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업체의 미국 수출 품목은 한국항공우주의 보잉 기체 부품 정도여서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에 대한 지분율을 연초 대비 줄여갔다. 특히 트럼프 관세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은 자동차, 이차전지 종목 비중을 축소했다. 엘앤에프는 20.89%에서 16.16%로, 삼성SDI는 35.9%에서 31.57%로 비중을 대폭 줄였다. 현대차도 올해 초 39.47%에서 35.69%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순매도가 정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그 강도는 축소되고 선물시장에서는 순매수로 전환했다"며 "매크로 리스크와 환율이 여기서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순매수 업종에 대한 투자가 유의미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공매도 재개 및 관세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수급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종목 간 차별화로 외국인 수급은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실적이 개선되며 외국인이 매수하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방산 업종 등이다"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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