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캐스팅보트 '충청'
대통령실 세종 이전 공약에 출렁
"좀 더 지켜 봐야지…" 속내 감춰
'어대명' 분위기 속 타후보에 관심
노년층 중심으로 국힘 지지 여전
대통령실 세종 이전 공약에 출렁
"좀 더 지켜 봐야지…" 속내 감춰
'어대명' 분위기 속 타후보에 관심
노년층 중심으로 국힘 지지 여전
!["우리가 선택하면 당선"… 尹탄핵 이후 요동치는 중원 민심 [출렁이는 대선 민심, 현장을 가다]](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23/202504231842591540_l.jpg)
【파이낸셜뉴스 대전·세종=서영준 기자】 충청권은 민심의 속내를 알아채기가 결코 쉽지 않은 지역이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과 말로는 진짜 마음을 확신할 수 없다. 과거부터 중원 민심은 각종 선거의 캐스팅보트로 꼽혀 왔다. ' 충청권의 마음을 얻는 후보가 승리한다'는 선거의 법칙은 거의 예외가 없을 정도로 맞아떨어졌다. 최근 충청권 민심은 혼돈 그 자체다.
"이번 대선은 충청 민심이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는디. 항상 그래왔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르는 선거라 속내를 잘 보이지 않는 충청의 선택이 결국 최종 승자를 만들거여."
23일 세종에서 만난 40대 공무원 A씨는 이번 대선에서 지지하는 후보자가 있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 A씨는 "어짜피 영남은 국민의힘,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인데 충청은 좀 더 지켜 봐야지"라고만 했다.
6.3 조기 대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전과 세종을 포함한 충청권 민심은 언제나 그랬듯 딱부러진 해답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미 지지하는 정당이 있는 사람들조차 누구를 뽑겠다는 속시원한 답을 듣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전에 거주하는 60대 자영업자 B씨는 "지지하는 정당은 없지만 민주당은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재명이 워낙 압도적이라 대통령이 될 것 같기는 하다"정도로만 말했다.
■최대 화두는 대통령실 세종 이전
이번 대선에서 대전과 세종을 포함한 충청권 최대 이슈는 단연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꼽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띄운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은 충청권 민심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대전에 사는 60대 주부 C씨는 "주변에 보면 민주당을 지지하는데 이재명은 너무 과격하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그래도 민주당 후보 중 누가되든 세종으로의 수도 이전은 할 것 같은데 하는 김에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무엇보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기저에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권 주자들이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을 공약하자 실제 세종의 집값은 뛰기 시작했다. 세종 옆에 붙어 있는 대전 역시 영향을 받았다. 특히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토론회를 통해 "당선된다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청와대-세종 순으로 옮기겠다"고 발언하면서 민심이 들끓기 시작했다.
세종에 사는 30대 공무원 D씨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공약한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이 금방이라도 실현될 것 같았는데 이재명 후보 발언으로 사실상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세종 지역 커뮤니티 카페에서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실제 세종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카페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누가 되든 선거 때마다 세종 시민을 갖고 장난질을 그만했으면 좋겠다', '대선 후보들마다 세종 이전에 대한 입장이 다른데, 이렇게 계속 운영되는 것은 예산 낭비 행정 비효율', '세종에 있는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옮긴다는데 세종 해체를 꿈꾸나'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강성 지지층 '어대명' 분위기
속내를 알 수 없는 대전과 세종을 포함한 충청권에서도 강성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분위기가 강하게 감지됐다. 아무래도 탄핵 정국이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대전에 거주하는 금융권 종사자 60대 여성 E씨는 "민주당 김경수 후보를 지지하는데,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됐을 때 조기 석방을 반대한 것이 참 멋있었다"며 "어차피 이번에는 이재명이 되겠지만 김 후보는 이제 시작이다. 경쟁력이 굉장하다고 생각한다"고 김 후보를 지지했다.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정책을 높게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청주에 사는 50대 주부 F씨는 "원래 국민의힘 지지자였으나 코로나19 기간에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일 때 지원금도 주고 행정적으로 일을 잘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 후보가 다스리는 지역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국힘도 희망은 있다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충청권이 대체적으로 중도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노년층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도 하다. 대전에 사는 60대 회사원 G씨는 "경상도 태생이라 예전부터 지지하는 정당은 국민의힘"이라면서도 "아직까지 명확하게 지지하는 후보는 없다"고 말했다.
충남 홍성에 거주하는 70대 주부 H씨도 "여기 사람들은 확실하게 이재명이 나쁘다고 하면서도 내색은 안한다"며 "그래도 국민의힘 한동훈 후보는 아직 때가 안 묻은 것 같다. 아직은 깨끗한 이미지가 있다"며 지지의사를 표했다.
syj@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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