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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가 좋았는데"…50대가 된 딩크족 공무원女의 후회

뉴시스

입력 2025.04.24 02:00

수정 2025.04.24 08:49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딩크족으로 즐겁게 살아왔지만 결국 자식을 낳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는 50대 공무원 여성의 자조 섞인 글이 온라인 상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회한'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76년생이라고 밝힌 이 글 작성자는 "IMF를 겪고 사회에 나왔고, 2002 월드컵의 열기를 거리에서 누비며 느꼈던 청춘이었죠"라면서 "결혼을 했고, 신혼 초엔 마치 드라마처럼 살았어요"라고 운을 뗐다.

그녀는 "맞벌이를 하며 '둘이 벌어 둘이 쓰는 삶'을 당당하게 선택했다. 애초에 우린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다"면서 "IMF를 겪으며 가족을 부양하는 것에 대한 무거움을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공무원을 선택했다. 사랑만으로도 충분했고, 자유로운 삶이 너무나 소중했다"고 적었다.

또 "그 시절, 친구들은 육아와 집값 걱정에 허덕일 때 우리는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고, 기념일마다 호텔에서 묵으며 서로를 챙겼다. 퇴근 후에는 문화센터에서 와인 클래스를 듣고, 서점에서 최신 베스트셀러를 함께 고르곤 했다"면서 "'애 없이 이렇게 살면 딱 좋지 않아?'라고 우린 그렇게 서로를 다독이며, '남들과는 다른 삶'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작성자는 "그리고 어느덧 50이 됐다"면서, 공허함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뉴시스] (사진=블라인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사진=블라인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작성자는 "지금도 주말은 나름 바쁘다. 요가도 하고, 친구들과 맛집도 다니고, 동호회도 열심히 나간다"면서 "SNS에 사진 올리면 '언니 진짜 멋지세요' 댓글도 달린다. 혼자 외롭게 지내는 건 아니다.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요…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잘'이 '텅 빈 잘' 같더라고요"라고 토로했다.

그녀는 "모임이 끝나고 친구들이 '우리 아들 데리러 가야 돼' 하며 일어설 때, 누군가는 딸이 보낸 톡을 보며 웃을 때, 나는 혼자 조용히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는다"면서 "누군가의 '엄마'였던 적이 없고, 누군가의 '걱정'이었던 적도 없다"고 언급했다.

또 "최근엔 내 생일에, 조카가 단체방에 '생일 축하드려요~' 하고 이모티콘 하나 보내 준 게 전부였다"면서 "한때 그렇게 생일상을 받았고, 케이크를 고르던 내가 이제는 그냥, 나를 위한 혼자 하는 걸로 족해야 한다는 게…괜찮다고 스스로 말해도, 마음이 자꾸 조용해진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땐 자유가 좋았습니다. 지금은…'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책임지는 삶'을 한 번도 살아보지 않았다는 게 마음 깊숙이 아릿하게 남는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개나 고양이는 그냥 애완동물일 뿐이다. 동물보다 자식은 그냥 일억배 천억배 축복이고 행복인거다" "아이들이 주는 행복과 정서적인 안정이 너무 크다" "만약 딸 낳기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선택하라고 하면 백번이면 백번 무조건 다시 낳을 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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