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저성장 늪 빠진 韓경제...올해 경제성장률 1% 하회 가능성도[상보]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4 08:00

수정 2025.04.24 08:00

내수·수출 모두 부진하며 0.2% 역성장
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불가피
IMF는 3개월 만에 성장률 반토막으로 조정
일부 IB 0% 성장률 전망...'성장률 쇼크' 현실화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위치한 음식점 앞. 뉴스1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위치한 음식점 앞.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2% 뒷걸음질 치며 역사상 처음으로 4분기에 걸쳐 0.1% 이하로 성장했다. 관세 등 외부 요인으로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소비·투자 등 내수도 부진하며 저조한 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다음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시장에서는 0%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시된다.

■첫 '4분기 연속 0.1% 이하 성장'...동력 잃은 韓경제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0.1% 감소했다.



국내 경제를 이끄는 성장 동력인 민간소비와 수출이 모두 주저앉았다. 우선 올해 1·4분기 민간소비 성장률은 전기 대비 0.1% 감소로 전분기 4·4분기(0.2%)에 비해 0.3%p 감소했다. 서비스 소비(오락문화, 의료 등)가 크게 부진한 결과다.

수출도 같은 기간 0.8% 성장에서 1.1% 역성장으로 전환했다.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지난 2022년 4·4분기(-3.7%) 이후 최저치다.

투자도 크게 부진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가 줄어 2.1% 감소했다. 지난 2021년 3·4분기(-4.9%) 이후 최저치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3% 성장하며 전분기와 같았다.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2.0%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지난 2022년 4·4분기(-2.5%) 이후 최저치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줄며 0.1%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분기 0.2% 증가에서 0.8% 감소로 전환했다. 2022년 4·4분기(-4.0%) 이후 최저치다. 서비스업도 전분기 0.4% 증가에서 보합으로 전환하며 지난해 2·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업은 같은 기간 4.1% 역성장에서 1.5% 역성장으로 감소폭을 줄이며 지난해 3·4분기(-1.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 부진에 허약해진 내수, GDP 0.6%p 끌어내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항목별 성장기여도의 경우 정부가 0.1%p, 민간이 -0.3%p로 조사됐다.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0.1% 역성장을 기록하다가 반등했다. 그러나 민간의 경우 지난해 2·4분기(-0.2%p)와 3·4분기(-0.4%p) 모두 역성장하다가 전분기(0.2%)에 3개 분기 만에 반등했으나 한 분기 만에 다시 역성장을 기록하게 됐다.

항목별로 보면 내수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1·4분기 내수는 GDP를 0.6%p 끌어내렸다. 특히 건설투자(-0.4%p)와 설비투자(-0.2%p)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순수출은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성장률에 0.3%p 기여한 가운데 전분기 0.1%p 성장률을 높인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1·4분기에 나란히 0.1%p씩 기여도가 낮아졌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농림어업은 어업을 중심으로 3.2% 증가했다.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을 중심으로 7.9% 증가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5%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에서 늘었으나, 운수업,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며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분기(0.7%)보다 크게 주저앉은 0.4% 역성장을 기록하며, 실질 GDP 성장률(-0.2%)을 하회했다. 분기 기준 지난해 2·4분기(-1.2%) 이후 최저치다.

■성장률 쇼크 현실화...0%대 성장 우려 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발표한 2.0%의 절반 수준인 1.0%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발표한 2.0%의 절반 수준인 1.0%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망치(0.2%)를 크게 하회하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크게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단순히 각 분기의 평균이 아니라, 각 분기의 성장 실적이 누적돼 산출되는 연간 성장률의 특성상 1분기의 성적이 전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서다.

실제 코로나19 발생 충격이 컸던 2020년의 경우 3·4분기(2.2%)와 4·4분기(1.6%)에 성장세를 기록했음에도 1·4분기(-1.3%)와 2·4분기(-2.7%)에 연속으로 뒷걸음질 영향으로 연간 성장률이 -0.7%에 그쳤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에도 1·4분기(-6.7%)와 2·4분기(-0.8%)가 크게 부진하면서 3·4분기(2%)와 4·4분기(2.5%)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연간 성장률이 -4.9%를 기록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우리 경제가 1% 중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는 크게 하향조정될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주 "다음 달 발표하게 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상당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며 올해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1.5%)보다 대폭 하향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곳도 있다. 22일(현지시간) IMF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까지 낮췄다. 지난 1월(2.0%) 대비 반토막난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더 어둡다. JP모건(0.7%), 씨티(0.8%)는 0%대까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골드만삭스, 소시에테제네랄, 스탠다드차타드(SC)는 성장률이 가까스로 1%에 턱걸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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