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니 정부 "우리가 먼저 계약해지 요구"..LG엔솔 11조 투자 철회 속사정 밝혀졌다

김준석 기자,

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24 11:02

수정 2025.04.24 11:02

1월 31일자로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CEO에 서한
"프로젝트 신속하게 추진되길 바라"...앞서 양측 투자 방식 등에 이견
LG엔솔 대신 中화유그룹이 유력...中의존도 낮추겠다는 의지 무색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자카르타(인도네시아)·하노이(베트남)=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김준석 기자】인도네시아 정부 측이 LG에너지솔루션의 니켈 광산 투자 철회를 두고 "인도네시아 측의 결단"이라고 밝혔다.

앞서 양측은 광산 지분 투자를 놓고 인도네시아 정부와 이견을 비롯해 협상에 파열음이 들리기도 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LG엔솔이 광산부터 정·제련, 소재, 배터리 생산까지 그랜드 패키지 사업 전 분야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사업을 이끌길 원하지만, LG엔솔은 광산과 정·제련 사업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빈자리를 중국 정·제련 업체 화유 홀딩스(화유)가 채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가 전략 자원인 니켈 보호를 위해 중국계 기업 의존도를 낮추려는 당초 인도네시아 정부의 의도와 어긋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로산 루슬라니 인도네시아 투자·다운스트림산업부 장관 겸 투자조정청(BKPM) 청장은 LG그룹이 11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전기차(EV) 배터리 프로젝트에서 철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사실은 우리가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23일 유튜브를 통한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로산 장관은 계약 해지는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ESDM)가 지난 1월 31일 자로 발행한 공식 서한에 명시돼 있으며, 이 서한은 바흘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 명의로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에게 발송됐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 5년간 이어졌지만 진척이 없어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며 "우리는 이 프로젝트가 원활하고 신속하게 추진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인도네시아 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의 빈자리를 중국 기업으로 대체했다고 발표했다.

로산 장관은 "중국의 화유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강한 투자 의지를 보였다"면서 "화유는 이미 2024년부터 니켈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자체 기술도 갖추고 있어 LG를 대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화유 측과 직접 회동했으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도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화유는 현재는 해당 컨소시엄의 리딩 파트너로 전환된 상태다.

한편,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니켈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국내에서 정·제련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수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정책의 하나로 인도네시아는 북말루쿠주의 대형 니켈 광산을 개발하면서 니켈 채굴에서 제련·정련·전구체·양극재·배터리셀 생산까지 상류에서 하류 산업을 아우르는 배터리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사업을 구상했다.

이에 2022년 인도네시아는 이 니켈 광산을 둘로 쪼개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의 CATL가 주축이 된 CATL 컨소시엄과 LG엔솔이 주축이 된 LG컨소시엄을 각각 사업 파트너로 선정된 바 있다. LG 컨소시엄은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등 한국 기업과 중국 화유홀딩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기업 IBC와 공동으로 '타이탄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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