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왕성한 1~3세 소아 화상 많아
흐르는 물에 화상부위 충분히 식혀야
민간요법·얼음 등 감염위험 높여 금물
![[서울=뉴시스]어린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소아 화상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사진=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2024.04.24. phot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24/202504241102540395_l.jpg)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 걸음마를 막 시작한 1세 여아가 전기밥솥에서 나온 증기에 손이 닿아 손바닥에 수포가 생겨 병원 진료를 받았다. 또 다른 1세 여아는 화장대 위에 있던 고데기가 얼굴과 오른팔 위로 떨어져 화상을 입었다.
소아 화상은 1~3세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 시기에는 주변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하지만, 위험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잠깐의 부주의로도 화상 사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통 응급실을 찾는 소아 화상 환아들은 냄비와 고데기 등 뜨거운 물건을 직접 손으로 잡아 접촉 화상을 입는 경우와 조리된 국이나 끓는 물 등을 쏟아 발생하는 열탕 화상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5월 배포된 한국소비자원의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 분석’에 따르면 고온 물질로 인한 화상은 2021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는 561건으로 전년 대비 2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화상 중 특히 열탕 화상이 중증도가 높은 편이다. 작은 체구인 소아의 특성상 화상을 입는 면적이 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절을 포함해 화상을 입게 되고, 배 전체나 사타구니, 허벅지로 이어지는 넓은 부위의 화상이 많다. 이 경우 매일 화상 부위를 소독해야 해 협조가 어려운 환아의 경우 치료가 매우 까다로울 수 있다.
화상을 입게 될 경우 첫 번째 응급처치는 흐르는 물에 화상 부위를 충분히 노출시켜 식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피부 온도를 낮춰 부종과 염증 반응을 줄일 수 있다. 이후에는 살균 붕대나 깨끗한 천으로 부위를 감싸고 병원을 찾는다. 병원 방문까지 시간이 걸리고 아이가 통증으로 많이 보챈다면 시럽형 진통해열제(타이레놀·부르펜)를 먹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간혹 감자나 된장 등을 화상 부위에 바르는 민간요법으로 응급처치를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손상된 피부 조직의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금물이다. 또 소주로 세척하는 경우 알코올과 첨가물 등이 상처를 자극해 통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화기를 빼준다며 얼음을 직접 화상 부위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피부의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상처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 화상 부위가 넓다면 임의로 연고나 로션을 바르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박종학 고대안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연고나 로션은 의료진이 육안으로 화상의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연고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환아가 통증을 느낄 수 있다”면서 “화상 부위가 넓고 바로 응급실로 오는 경우라면 가볍게 흐르는 물에 세척하고 진료를 보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화상 부위에 물집(수포)이 생겼을 땐 의사의 진료 없이 임의로 터뜨리거나 제거하면 2차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고 회복이 지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박 교수는 “소아 화상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1~3세의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전기압력밥솥이나 전기 주전자와 같은 위험한 물건을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는 등 가족 모두가 소아 화상 예방에 관심을 갖고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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