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성, 올 시즌 133경기 출전하며 첫 풀타임
박민도 김도영 부상 속 핵심 백업으로 성장
수비는 합격점... 문제는 빈약한 공격력
마무리 캠프 참가 구슬땀
만약, 박찬호 이탈하면 현실적 대안은 김규성과 박민
박민도 김도영 부상 속 핵심 백업으로 성장
수비는 합격점... 문제는 빈약한 공격력
마무리 캠프 참가 구슬땀
만약, 박찬호 이탈하면 현실적 대안은 김규성과 박민
[파이낸셜뉴스] FA 시장이 열리며 KIA 타이거즈가 폭풍 속으로 들어섰다. 그 중심에는 ‘7년 연속 130경기 출전’의 상징, 박찬호가 있다.
팀의 상징 같은 내야수가 FA 시장에서 100억 원이 넘는 대형 계약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FA만 6명에 달하는 KIA로서는 그를 잡는 것은 만만치 않다. 심재학 단장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지만, 냉정한 현실은 그 이상으로 복잡하다.
따라서 KIA는 이미 ‘플랜B’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박민은 이미 김도영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수비에서 제 몫을 해냈다. 야탑고 시절부터 고교 최고의 유격수로 1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청소년대표팀에도 다녀왔다. KIA에 입단 후에는 3루·2루를 오가며 멀티 내야수로 완성됐다. 군 복무 이후에는 2루 수비 능력까지 장착했다.
하지만 문제는 타격이다. 올 시즌 71경기에서 타율 0.202, 홈런 1개, 도루 1개. 수비 안정감에도 불구하고 공격력의 부재는 그를 ‘백업’의 틀에 묶어두고 있다.
김규성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2루와 유격수를 오가며 KIA 내부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수”로 평가받지만, 역시 공격에서 확실한 무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133경기에 나서며 풀타임을 거의 소화했음에도 타율 0.233, 3홈런, 5도루는 아쉬운 수치다. 그러나 그 경험이야말로 내년을 위한 가장 큰 자산이다. 프로 7년 차, 이제는 ‘성장의 시간’을 지나 ‘결과의 시간’에 서 있다.
분명히 KIA가 꿈꾸는 이상적인 라인업은 플랜B 라인업은 존재한다. 3루 김도영, 2루 윤도현 또는 김선빈, 그리고 유격수 김규성 또는 박민. 만약 박찬호를 잃는다면 이들이 가장 현실적인 라인업이다.
그러나 이상은 현실을 이기지 못한다. 김도영은 햄스트링 부상 여파가 남아 있고, 윤도현은 잦은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아예 없다. 결국, 지금 당장 ‘센터라인’을 지킬 현실적 대안은 김규성과 박민뿐이다.
센터라인이 흔들리는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KIA가 통합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간다면, 내야의 안정은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현재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 중인 김규성과 박민은 누구보다 절실하다.
김규성은 133경기를 소화하고도 다시 캠프에 참여하며 “이제는 이기기 위해 나왔다”고 말한다. 그의 말에는 단순한 각오 이상의 생존 본능이 담겨 있다.
그의 말처럼, 2026년은 김규성에게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박찬호의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그는 KIA 유격수의 제1옵션이 된다.
박민과 김규성에게 주어진 기회는 단순한 ‘백업 경쟁’이 아니다. 팀의 체질, 세대교체, 그리고 내야 수비력의 운명을 가르는 승부다.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제 신인급 선수가 아니다. 이 기회를 놓칠 경우 언제 또 기회가 올지 알 수 없다. 프로의 세계에서 주전과 백업은 대우가 천지차이다.
FA 시장이 뜨거워지는 지금, 오히려 KIA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조용히 오키나와에서 쓰이고 있다.
암흑속에소 길이 열린다. 김규성과 박민.그들이 단단히 벼르고 있다면, 2026년 KIA의 봄은 의외로 따뜻할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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