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14일 오후 8시 대전서 볼리비아전
포트2 사수 위한 마지막 A매치
황인범 등 부상으로 허리 라인 플랜B가동
조규성, 오현규, 손흥민 등 원톱 라인은 든든
홍명보 감독 "반드시 결과 내야하는 경기"
포트2 사수 위한 마지막 A매치
황인범 등 부상으로 허리 라인 플랜B가동
조규성, 오현규, 손흥민 등 원톱 라인은 든든
홍명보 감독 "반드시 결과 내야하는 경기"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남미의 다크호스 볼리비아와 아프리카 강호 가나를 상대로 2025년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오는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볼리비아전은 단순 평가전이 아니다. ‘테스트’보다 ‘결과’가 우선인, 그리고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향한 운명의 분수령이다.
현재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2위. 포트2 유지의 마지노선인 23위 언저리다. 이번 11월 A매치 2연전 결과에 따라 12월 발표될 FIFA 랭킹이 바뀌고, 이는 곧 월드컵 조 추첨 포트 배정으로 직결된다.
홍명보 감독이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고 단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볼리비아를 잡지 못한다면, 가나전이 ‘흥행전’이 아니라 ‘배수의 진’이 된다. 대한축구협회 입장에서도 이 경기는 단순히 축구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파라과이전에서 2만2000명에 그친 관중 수로 흥행 실패를 겪은 만큼, 화끈한 경기력과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대표팀의 중원을 지탱하던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백승호(버밍엄 시티)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여기에 이동경(울산)마저 부상으로 빠지며, 홍명보호의 ‘중원 설계도’는 완전히 다시 그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홍 감독은 “축구에서 허리는 가장 중요한 곳인데, 최종 예선 주전들이 없는 상태에서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이번 볼리비아전은 ‘플랜A’가 아닌 ‘플랜B’의 실전 점검 무대가 된다.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김진규(전북), 권혁규(낭트), 원두재(코르파칸), 서민우(강원) 등 다양한 자원들이 중원 실험 대상자로 떠올랐다.
얇아진 허리 탓에 팬들의 시선은 최전방으로 향한다. 무릎 부상으로 1년 8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조규성(미트윌란)이 대전에서 복귀전을 치를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홍 감독은 “지금은 조규성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나 팬들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던 ‘그날의 조규성’이 돌아온다면 홍명보호의 공격 옵션은 한층 입체적으로 변할 것이다.
주장 손흥민(LAFC)은 어느 때보다 가벼운 몸놀림을 예고했다. 소속팀의 플레이오프 8강을 일찌감치 확정짓고 10여일간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그는 “컨디션이 매우 좋다”며 “홈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FIFA 랭킹 76위의 볼리비아는 숫자만 보면 약체다. 하지만 실전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남미예선 최종전에서 브라질을 1-0으로 꺾은 그들의 저력은 이미 증명됐다. 특히 해발 4100m의 ‘엘알토 무니시팔’ 홈에서 보여준 투혼은 남미 전역의 화제였다. 이번 원정 명단에는 베테랑이 빠졌지만, 21세 공격수 엔소 몬테이로(라트비아 아우다)를 중심으로 20대 초반의 젊은 피들이 대거 포진했다.
홍 감독은 이번 소집에서 “전술의 새로움보다 기존 시스템의 완성도”를 강조했다. 이 키워드는 이번 A매치 2연전의 본질을 꿰뚫는다. 홍 감독은 이미 큰 틀의 본선 명단을 거의 확정지었고 마지막 퍼즐 조각을 끼우는 단계에 있다는 의미다.
볼리비아전은 월드컵 포트2 수성을 위한 ‘결과의 시험대’이자, 본선을 향해 전력의 완성도를 점검하는 마지막 리허설이다. 14일 대전의 하늘 아래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다시 한 번 ‘강팀의 본능’을 증명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따라 한국 축구의 2026년 운명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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